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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중요성 커지는데…미디어의 아쉬운 반려동물 인식


입력 2021.08.31 08:44 수정 2021.08.31 08:45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펫키지’ 유기견 관련 발언 논란

품종 동물 전시 지양 목소리 커져

반려동물 1500만 시대가 도래했다. 성숙한 반려문화 조성을 위한 모두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인식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할 미디어가 아쉬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6일 첫 방송된 JTBC 새 동물 예능프로그램 ‘개취존중 여행배틀-펫키지’(이하 ‘펫키지’)에서는 김희철의 한 발언이 논란이 됐다.


ⓒJTBC

반려견과 함께 하는 여행을 소개하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방송인 홍현희와 배우 강기영이 ‘택배견’으로 유명한 경태와 여행을 떠났다. 견주는 바쁜 업무 때문에 함께 떠나지 못한 아쉬움을 담은 편지를 출연진들에게 전달했고, 애정 가득한 편지 내용에 감동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 가운데 김희철은 유기견이었던 경태를 입양해 무한 애정을 쏟는 견주에 대해 “유기견을 키운다는 게 진짜 대단한 거 같다”고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뒤이어 덧붙인 “전문가들은 강아지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한테 유기견을 절대 추천 안 한다. 유기견은 한 번 상처를 받아서 사람한테 적응하는데 너무 오래 걸리면 강아지를 모르는 사람들은, 사람도 상처받고 강아지도 또 상처받는다”는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이다.


유기견은 건강하지 않고,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잘못된 편견을 조장하는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김희철의 발언은 견주의 용기 있는 결정에 존경을 표하고, 유기견 입양에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취지였으나, 오해를 부를 수도 있는 발언이었다. 이를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제작진의 안일함을 향한 비난이 이어진 것이다.


비단 김희철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간 다수의 방송에서 펫샵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다루면서 펫샵 소비를 지양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미디어에서 품종 동물을 노출시켜 해당 품종에 대한 소비를 부추기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이어졌다. 유기동물 인식 개선을 위한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캠페인 등 동물권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관찰 예능프로그램, 또는 SNS 등에서는 여전히 연예인들이 품종견, 품종묘를 꾸준히 전시하며 해당 품종에 대한 인기를 부추기고 있다. 유튜브에서 공개 중인 다수의 동물 콘텐츠 역시도 마찬가지다. 인기를 위해 귀여운 외모의 소형 품종견, 품종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콘텐츠들이 다수 생겨났으며, 한 유튜버는 펫샵 고양이를 유기묘라고 속여 방송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키우던 반려동물을 파양하는 사례가 반복되는 등 반려동물에 대한 무지와 무책임한 태도가 반려문화의 성숙을 늦춘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배우 송희준이 개인 사정으로 입양했던 반려견을 다시 입양처로 보내 논란이 됐었다. 배우 박은석은 상습적으로 반려동물을 파양했다는 의혹에 휩싸였고, 그는 “지인들이 잘 키우고 있다”고 변명해 더욱 비난을 받았다. 키우던 반려동물을 타인에게 보내는 행동 자체가 파양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반응이었다.


동물자유연대 정진아 사회변화팀장은 “과거에 인기 프로그램에서 품종이 있는 동물들이 나올 경우 해당 품종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고, 몇 년 후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대거 발견 되는 사례가 있어왔다. 미디어가 노출을 조심스럽게 해야 하는 이유다. 대중들에게 영향을 주는 위치라면 더욱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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