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3일부터 새벽 6시부터 단건배달 시작
“수요 의문…라이더 프로모션 비용 부담만↑”
쿠팡이츠가 서울 전역에서 새벽 6시부터 단건배달을 시작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배달의민족이 단건배달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자 새벽 틈새시장을 공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새벽 시간대에 배달까지 시켜 아침식사 등을 챙겨 먹으려는 수요층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 13일부터 서울 전 지역에서 단건배달 서비스 시작 시간을 기존 오전 9시에서 새벽 6시로 앞당겼다.
새벽 6시 배달을 시작하는 라이더(배달 기사)들을 대상으로 시간대별로 최대 1만원을 지급하는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오전 6시~6시 59분에는 1만원, 7시~7시 59분에는 8000원, 8시~8시59분에는 6000원을 차등 지급한다.
또한 고객들에게는 발급 당일에만 사용 가능한 ‘얼리버드 쿠폰’을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쿠팡이츠가 새벽시간대에 배달을 하고 나선 이유는 틈새 시장을 공략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재택근무, 원격 수업 등이 일상화되고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아침식사를 챙겨먹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만큼 이들을 겨냥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배민의 단건배달서비스인 ‘배민1’은 오전 9시, 요기요의 ‘요기요 익스프레스’는 서울 강남은 9시, 강남을 제외하고는 오전 10시부터 운영하고 있다.
국내 아침식사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원에서 지난해 3조원으로 급성장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다 배민이 배민1 서비스 지역을 넓히면서 업계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배민의 월 사용자수(MAU)는 2073만명으로 쿠팡이츠(526만명)보다 크게 앞서고 있다. 올 2월과 비교하면 배민의 MAU는 300만 명 이상 늘어난 데 반해 쿠팡이츠는 130만여 명 증가에 그친 셈이다.
배민은 지난 19일 경기 김포시, 안산시 단원구·상록구, 시흥시, 용인시 기흥구, 경기도 오산시, 용인시 처인구 등에서 배민1 서비스를 사전 오픈했고, 이달 26일에는 경기도 화성시, 평택시, 안성시에서도 시범운영을 할 예정이다. 배민은 이들 지역에서 내달 23일 배민1 서비스를 공식 오픈할 예정이다.
배민은 연말까지 배민1의 월간 주문량을 1500만건으로 확대하며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새벽 6시에 배달을 시키는 소비자가 있을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라이더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새벽 6시 배달해본 후기들이 올라오고 있지만 “6시부터 영업을 하는 식당이 드물다”, “한 건의 콜도 없이 대기만 하다가 끝났다” 등의 글이 대부분이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충분히 시장 수요 등을 검토한 후 관련 서비스를 선보였겠지만 새벽 시간대 배달이 경쟁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며 “결국 라이더들의 새벽 시간대 배달을 유도하기 위한 프로모션 비용 부담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