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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석에 앉은 학생에게 소리 지른 할아버지, 누구 잘못인가요?"


입력 2021.11.11 21:01 수정 2021.11.11 17:02        조중형 기자 (jjh1231@dailian.co.kr)

ⓒ연합뉴스

대중교통에서 할아버지와 갈등을 겪은 고등학생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임산부석에 앉지 못해 분노하신 할아버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에 사는 고등학생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오늘 오후 4시 30분경 하굣길 버스 안 가방이 너무 무겁고 피곤해서 임산부석에 앉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물론 비워놔야 하는 좌석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주위에 임산부도 안 계시고 해서 일단 앉고 나중에 임산부가 타시면 비켜드리려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분은 제가 생각이 짧았던 것 인정한다"며 "하지만 너무 피곤한 나머지 그 상태로 잠이 들어버렸고 한 할아버지의 고함에 깨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임산부석에 앉아 곯아떨어진 학생을 본 할아버지는 "요즘 젊은것들이 노약자석을 다 차지하고 앉네. 저거 자는 척하는 거다. 모른 채하고 뻔뻔히 앉아있는 거다"라며 고함을 쳤다.


또 "노인공경 모르냐. 학교에서 안 가르치냐. 그럴 거면 학교는 왜 다니냐"라며 격노했다.


이에 글쓴이는 "버스 안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게 크게 소리치신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임산부가 아니셔서 어차피 그 좌석에 못 앉으시지만, 이 자리를 빌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안 그래도 큰 시험 앞두고 스트레스 많이 받는 학생에게 잊을 수 없는 교훈 심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적었다.


그는 "하지만 앞으로는 좋게 말씀해달라. 학교에서는 남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존중받을 자격도 없다"며 마무리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으며 갑론을박을 펼쳤다.


누리꾼들은 "할아버지 잘못도 있지만 애초에 임산부석에 앉은 학생 잘못", "임산부석은 항상 비워두라는 이유가 있다.", "뭘 억울해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할아버지가 조용한 목소리로 비켜달라고 하면 될 것을", "노약자 임산부석을 통합해야 한다", "고등학생이 피곤하고 가방이 무거워서 좀 앉은 거 가지고 너무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의견을 잘못 전달한 할아버지 잘못도 있지만 애초에 임산부석에 앉은 학생 잘못도 있다. 임산부석은 항상 비워두라는 이유가 있다. 뭘 잘했다고 그렇게 억울해하는지 모르겠다"며 글쓴이를 비판 의견도 있었다.


글쓴이는 해당 글이 주목을 받으면서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자 추가 글을 게재했다.


그는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임산부석에 앉은 건 제 잘못이나 그걸 지적해주시는 분 태도 문제"라며 "할아버지가 맞는 말씀을 하셨다 해도 어린 학생이라고 존중 없는 그 태도가 싫었다는 거다. 제 잘못인 거 알고 있으니 비난은 그만해달라"고 덧붙였다.

조중형 기자 (jjh12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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