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에서 할아버지와 갈등을 겪은 고등학생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임산부석에 앉지 못해 분노하신 할아버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에 사는 고등학생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오늘 오후 4시 30분경 하굣길 버스 안 가방이 너무 무겁고 피곤해서 임산부석에 앉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물론 비워놔야 하는 좌석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주위에 임산부도 안 계시고 해서 일단 앉고 나중에 임산부가 타시면 비켜드리려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분은 제가 생각이 짧았던 것 인정한다"며 "하지만 너무 피곤한 나머지 그 상태로 잠이 들어버렸고 한 할아버지의 고함에 깨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임산부석에 앉아 곯아떨어진 학생을 본 할아버지는 "요즘 젊은것들이 노약자석을 다 차지하고 앉네. 저거 자는 척하는 거다. 모른 채하고 뻔뻔히 앉아있는 거다"라며 고함을 쳤다.
또 "노인공경 모르냐. 학교에서 안 가르치냐. 그럴 거면 학교는 왜 다니냐"라며 격노했다.
이에 글쓴이는 "버스 안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게 크게 소리치신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임산부가 아니셔서 어차피 그 좌석에 못 앉으시지만, 이 자리를 빌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안 그래도 큰 시험 앞두고 스트레스 많이 받는 학생에게 잊을 수 없는 교훈 심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적었다.
그는 "하지만 앞으로는 좋게 말씀해달라. 학교에서는 남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존중받을 자격도 없다"며 마무리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으며 갑론을박을 펼쳤다.
누리꾼들은 "할아버지 잘못도 있지만 애초에 임산부석에 앉은 학생 잘못", "임산부석은 항상 비워두라는 이유가 있다.", "뭘 억울해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할아버지가 조용한 목소리로 비켜달라고 하면 될 것을", "노약자 임산부석을 통합해야 한다", "고등학생이 피곤하고 가방이 무거워서 좀 앉은 거 가지고 너무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의견을 잘못 전달한 할아버지 잘못도 있지만 애초에 임산부석에 앉은 학생 잘못도 있다. 임산부석은 항상 비워두라는 이유가 있다. 뭘 잘했다고 그렇게 억울해하는지 모르겠다"며 글쓴이를 비판 의견도 있었다.
글쓴이는 해당 글이 주목을 받으면서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자 추가 글을 게재했다.
그는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임산부석에 앉은 건 제 잘못이나 그걸 지적해주시는 분 태도 문제"라며 "할아버지가 맞는 말씀을 하셨다 해도 어린 학생이라고 존중 없는 그 태도가 싫었다는 거다. 제 잘못인 거 알고 있으니 비난은 그만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