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의 끝…"증시 영향은 제한적"
시장 관심은 '내년 금리-美 금리상승 압력'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예고에도 코스피가 3000선을 유지하며 하방압력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오는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상황이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42.23p(1.42%) 오른 3013.25로 마감하며 20일 만에 '삼천피' 탈환에 성공했다. 코스피는 이날 오후 2시 20분 현재 전날 상승분을 소폭(0.53%) 반납하며 2997.39에 거래되고 있다.
통상 금리 상승이 유동성을 옥죌 수 있다는 점에서 증시엔 악재로 통하지만, 이번 한은의 금리 인상은 이미 증시에 반영된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증권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미 빠질 거품은 빠졌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부담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고,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려도 유동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최근 코스피 지수는 이를 선반영해 왔다는 것이다.
한은 금융위가 1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지난 8월에도 주식시장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 이주열 총재가 금리인상을 충분히 예고해온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었다.
실제 금리인상을 단행한 8월 2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8.28p(0.58%) 내린 3128.53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4.49p(0.14%) 오른 3151.30에 출발해 상승했지만, 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진 뒤에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시장에선 이번에도 지난 8월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금리 인상 이슈가 이미 시장 내에 소화됐다는 평가에 하방 압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韓 금리인상 '미풍'…美 상승 압력은 '태풍'
오히려 시장의 시각은 내년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추가인상 시기와 미국의 '금리상승 압력 강도'에 맞춰져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시중금리는 이미 2회 금리인상을 선반영 중"이라며 "단기적으로 미국 장기금리 상승과 이에 따른 주식시장의 할인율 상승 부담이 우려 요인으로 남을 가능성 크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보다는 미국 금리 상승 압력이 관건"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내년 조기 금리인상 우려가 재차 부각됐는데, 단기적으로 미국 장기금리 상승과 이에 따른 주식시장 할인율 부담은 우려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에 대한 실망감 유입돼 미국 증시까지 하방 압력 확대될 수 있다"며 "코스피는 이익 전망 하락으로 2022년 실적 역성장 우려까지 가세하며 미국 증시 보다 부진한 디커플링 국면 심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에선 10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6.2% 상승해 연준의 2022년 조기 금리인상 우려가 부각된 바 있다. 더욱이 시장에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임 소식을 금리 상승의 '촉매'로 받아들이고 있다.
KB증권은 "파월 의장의 두 번째 임기는 첫 번째 임기보다 매파적일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의 고점을 확인하기 전까지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 속도가 빨라지는 등 긴축 우려는 지속되겠고, 이로 인한 시장금리는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