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성장 전망 지배적, 11년만의 최고치
수출·투자 양호...민간소비 아쉬운 회복
올해 인플레 압력 확대로 3% 이하 성장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다음주 발표되며 연간 4.0% 달성에 이목이 집중된다. 앞서 한은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제시했으나, 물가 오름세 확대와 변이 확산세 등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돼 달성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다음날 ‘2021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을 발표한다. 시장은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9%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은과 정부의 전망치에 살짝 못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3%에 그쳤다. 올해 연 4.0% 달성을 위해서는 4분기 GDP가 전기 대비 1.04% 이상은 나와야 한다는 분석이다. 수출과 설비투자는 견조한 흐름세를 이어갔으나, 12월부터 방역 강화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등이 얼마나 영향을 끼쳤을지가 관건이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최근 국내외 여건변화 등을 감안할 때 경제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4.0%, 3.0%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코로나 상황의 불확실성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민간소비의 회복세가 강화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수출은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8.3% 증가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설비투자도 국내외 경기회복, 신성장산업 투자 확대 등으로 3분기 반도체 수급 난항에 따른 일시적 감소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여진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 투자의 개선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토목건설 투자가 늘어나면서 기저효과로 증가전환이 예상된다.
민간소비는 12월부터 거리두기 강화됐으나, 백신접종 확대와 11월 위드코로나 전환에 따른 효과가 반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카드 승인액은 11월 전년 동월 대비 13.6% 증가한데 이어 12월에도 18.1% 상승했다. 다만 11월 소비판매액 지수는 전기 대비 1.9% 감소하고,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4개월만에 하락 전환하는 양상을 보였다.
전망치에는 다소 못미치지만 연간 3.9% 경제성장률 달성은 2010년 이후 11년만의 가장 높은 성장세를 달성하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경기 회복 흐름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높은 물가 오름세는 한은과 정부의 예상을 뛰어넘으며 3%대를 유지중이다. 대외적으로는 유가 급등, 공급망 병목 지속,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과, 오미크론 확산 등 부정적 요인들이 산재해있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6%대 성장에서 5%대 성장으로 내려앉으며, 미국 경제 역시 이같은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경제성장률이 전년비 1%p 하락한다는 전망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중국, 미국 등 주요국의 경제 침체에 대한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대내적으로는 한은이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올해 1~2차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세 차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0.5%에서 1.25%까지 올렸다. 이에 따른 이자상환 부담은 10조원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가중은 가계의 실질 소득을 줄여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지속 등 코로나19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이같은 이유로 일각에서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3%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보는 곳도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KEIT),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올해 한국 연간 경제성장률을 2.9%로 전망하고 있다. 민간 연구소인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8%를 예상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S&P는 2.7% 전망치를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