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42조6547억, 영업익 5조255억 '사상 최대'
올해 시설투자 4.1조…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혁신 신약
2030년까지 매출 친환경 소재 8조·전지 소재 21조 달성 목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한 LG화학이 3대 신사업인 친환경 소재, 배터리 소재,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선다.
분할한 배터리 사업인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직접 사업만으로 2030년까지 현재 매출의 2배가 넘는 6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8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투자자 설명회를 통해 LG화학 매출을 2021년 26조원에서 2030년 60조원으로 130% 이상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특히 친환경 소재, 배터리 소재, 신약 등 3대 신사업 매출을 3조에서 30조원으로 10배 이상 끌어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먼저 친환경 소재는 리사이클·바이오·Energy Transition(신재생에너지) 소재 등으로 매출 8조원을 달성한다.
화학적 리사이클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영국 Mura(무라)와 조기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의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연산 2만t 규모로 2024년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화학적 재활용이란 사용된 플라스틱을 고온·고압으로 분해해 새로운 플라스틱 생산을 위한 원료로 활용하는 기술로 폐플라스틱을 분쇄해 세척·선별·혼합하는 기계적 재활용보다 난이도와 초기 투자 비용이 높다.
생분해성·Bio(바이오) 소재 플라스틱 부문의 경우, 곡물 기업인 미국 ADM사와 JV(조인트벤처)를 통해 2025년까지 미국에 7만 5000t 규모의 PLA(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공장을 건설하고 원재료부터 제품까지 통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LG화학은 2021년부터 태양광 전용 POE 10만t 증설에 돌입했으며 2023년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총 38만t으로 세계 2위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추진하고 있는 수소 사업 연구개발 현황에 대해서도 밝혔다.
유지영 LG화학 부사장(CTO·최고기술책임자)은 "2030년 탄소중립,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해 고탄소 공정을 저탄소 공정으로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석유화학 사업에서 가장 많이 탄소를 배출하는 공정이 나프타 크래커 공정으로, 메탄 사용을 줄이는 대신 수소를 투입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파일럿 단계를 거쳐 내년에는 비중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블루·그린수소 개발 계획도 밝혔다. 유 부사장은 "수전해와 연료전지는 기술에 있어 상당한 유사성이 있다"면서 "그린수소 생산 위한 수전해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세우고 연구개발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소 생산과 별도로 경쟁력 있는 그린암모니아를 공급 받아 다시 수소로 크래킹(백크래킹)해 그린수소를 만드는 기술 개발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2030년까지 가장 성장 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배터리 소재 투자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사업을 2021년 매출 1조7000억원에서 2030년 21조로 12배 이상 성장시키고,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창출하는 고수익 사업으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하이니켈 제품 기술력과 메탈소싱 경쟁력을 기반으로 양극재 사업 확대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밀도, 장수명 하이니켈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니켈 80% 이상의 하이니켈 제품 비중을 2026년까지 90% 수준까지 확대 예정이다. 양극재 공정의 핵심인 소성 공정에서도 세계 최고의 생산성을 보유하고 있다.
또 리사이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북미 최대 리사이클링 업체인 라이 사이클(Li-Cycle) 지분을 확보했으며, 추가적으로 여러 업체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신학철 부회장은 "LG화학의 양극재는 기술 경쟁력이 높다. 2026년이 되면 하이니켈 제품이 90% 이상 될 정도로 기술 경쟁력에서 앞서나가고 있다"면서 "라인당 생산성도 세계 최고 수준이며, 메탈 소싱에 있어서도 전방위적으로 여러 옵션들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2030년까지 배터리 소재 매출 2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양극재 16조~16조5000억원, 분리막 3조원, 부가 제품이 1조5000억원을 예상했다.
배터리 리사이클 상용화는 준비 기간을 거쳐 2028년부터 상용화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 부회장은 "선제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OEM과 생태계 구축을 시작한 단계"라면서 "추가적으로 다른 업체와도 리사이클에 대해 논의중이며, 착실하게 준비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장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재원은 내부 재원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차동석 LG화학 CFO는 "올해 CAPEX는 전년 대비 1조원 증가한 4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수 년간은 연간 4조원 이상으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 자금은 LG화학의 내부 창출 자금으로 먼저 재원을 조달할 예정"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 IPO로 개선된 재무구조를 활용해, 재무건전성이 유지되는 범위 내에서 레버리지를 확대하면 연간 4조원 이상 투자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3대 사업과 달리 석유화학 사업은 공급과잉 우려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은 고부가 제품 등을 중심으로 판매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중장기적으로 수 년간 다운사이클 들어가지 않겠냐 하는 전망이 있다"면서 "LG화학은 업스트림 보다 다운스트림 제품이 많다. 기저귀, 태양광패널, 위생용 장갑 등 고객향 비즈니스가 우리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부가 제품군 개발과 지속가능성 가속화 뿐 아니라 중국, 한국, 북미, 유럽, 동남아 등 지역 다변화를 통해 수익성을 지속 확보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LG화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조2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8.4% 증가했다.
매출액은 41.9% 늘어난 42조6547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479.4% 증가한 3조9539억원이다. 이로써 LG화학은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LG화학은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4% 증가한 27조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LG화학의 직접 사업 기준이다.
시설투자(CAPEX)는 전년 대비 1조원 증가한 약 4조1000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차동석 부사장은 “올해도 글로벌 인플레이션, 통화 긴축 등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전사차원의 성장 기조는 지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석유화학 고부가 프리미엄 사업 강화, 첨단소재 양극재 및 분리막 사업 확대, 생명과학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일본 사업 및 에스테틱 사업 중국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