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장으로 영결식까지 엄수
"과학·실용의 새 시대 열겠다" 조사
19일부터 선거운동 공식 재개 예고
TV토론 앞두고 尹·安 회동 전망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고 손평오 충남 논산금산계룡 지역선대위원장의 영결식에서 직접 조사(弔辭)를 낭독하며 사실상 탈상(脫喪)했다. 안 후보의 공식적인 선거운동 재개가 예고된 가운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전망이 분분하다.
안철수 후보는 18일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에서 치러진 고 손평오 위원장의 영결식에 직접 참석했다. 손 위원장의 영결식은 국민의당의 정당장(政黨葬)으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장에서 안 후보는 직접 낭독한 조사를 통해 "나 안철수, 손 동지의 뜻을 이어, 손 동지를 떠나보내는 당원 동지들의 아쉬움과 결연함을 담아 더욱 단단해지겠다"며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변화와 혁신의 길, 과거가 아닌 미래로 가는 길, 분열이 아닌 통합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반드시 승리해 과학과 실용의 새 시대를 열겠다"며 "손 동지와 우리 모두가 추구했던 그 길을 향해 나 안철수는 강철같이 단단하고 동아줄처럼 굳건하게 그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오는 19일 오전부터 공식적인 선거운동을 재개한다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안 후보가 상중(喪中)이라 중단됐던 국민의힘~국민의당 간의 단일화 접촉이 재개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안 후보 상중에는 정치도의상 관련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지난 16일 천안 단국대병원으로 안 후보를 찾아갔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러분이 추측하는 것은 장소가 장소인 만큼, 다른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전투표까지 불과 2주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더 이상 단일화 여부를 결론내지 않은 상태로 미뤄둘 수도 없다는 관측이다. 정치권에서는 다가오는 주말이 사실상 야권 후보 단일화의 데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후보가 19일까지 대구·경북을 거쳐 부산·울산·경남까지 지방 일정을 순회하는 만큼, 오는 21일 1차 법정 TV토론을 앞두고 그 전날인 20일 무렵 두 후보의 회동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개될 단일화 전망 놓고선 의견 분분
강기정 "던지고 포기하는 길 가능성"
이상돈 "중도에 그만둘 것 같지 않다"
김재원 "함께 갈 수 있는 길 계속 모색"
관건은 국민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한 안 후보에 대해 윤 후보가 어떻게 정치적 결단을 설득하면서 퇴로와 명분을 만들어주느냐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전날 CBS라디오 '뉴스 한판승부'와의 통화에서 "지금 우리 후보의 선거운동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고 이슈도 선점해서 주도하고 있는데 갑자기 정치공학적인 단일화 문제가 선거의 중심에 등장하는 것은 선거의 흐름을 깨는 행위"라며 "여론조사 단일화 시점은 한참 지났다"고 일축했다.
결국 윤 후보 측에서 국민여론조사 단일화를 수용할 수 없다고 한다면, 안 후보가 어떠한 정치적 결단을 내릴지도 귀추가 주목되는 지점이다.
더불어민주당 강기정 중앙선대위 호남특보단장은 전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안철수 후보가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를 하자는 배수진을 던졌는데 윤석열 후보 측이 정치적 협상 등 어떤 곁도 내주지 않고 있다"며 "던지고 포기하는 길로 갈 가능성이 높다. 최근의 운동원의 아픈 사망 사건이 계기"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상돈 전 의원은 MBC라디오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안철수 후보가 중도에 그만 둘 사람 같지 않다"며 "끝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안철수 후보의 완주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그런 만큼 퇴로와 명분 마련을 통해 단일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안철수 후보가 힘든 상황을 핑계 삼아서 후보직을 던지기보다는 당초 자신이 생각했던대로 '안철수의 정치를 보여주겠다'며 끝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그렇더라도 우리들은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계속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