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D:영화 뷰] '깐깐한' 칸 국제영화제, "틱톡은 되지만, 넷플릭스는 아직 안돼"


입력 2022.03.21 13:44 수정 2022.03.21 08:45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 "관객을 다양화하기 위한 선택"

틱톡 단편 영화제 부문 신설

넷플릭스 작품은 올해도 보기 힘들어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 영화제가 틱톡과 공식 파트너가 됐다.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관객을 다양화하기 위한 선택이며, 이번 협업으로 영화제에서 가장 흥미롭고 영감을 주는 순간을 공유하고, 틱톡 크리에이터와 그들의 카메라를 통해 재창조된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칸 영화제는 이번 영화제 기간 동안 백스테이지, 레드 카펫 영상, 인터뷰 영상 등을 틱톡을 통해 공개한다. 여기에 틱톡 단편 영화제를 신설해 30초에서 3분 이내의 영상을 두고 작품상, 각본상, 편집상 부문을 시상한다.


칸 영화제 측은 레드 카펫에서 셀카를 찍는 진풍경으로 동선이 어지러워지자, 배우들의 셀카를 금지시키는 결정을 하고, 드레스코드에 어울리지 않으면 어떤 배우라도 영화제 입장을 거부하는 등 보수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전통을 고수하면서 미디어의 흐름과도 거리를 뒀다. 지난해 스파이크 리 감독이 심사위원으로 위촉되기 전까지 칸 영화제에 흑인 심사위원은 전무했다. 또 영화 산업을 이끌고 있는 상업 영화의 평가에 대해서도 인색했다. 오로지 작품성과 예술성에 입각해 초청작을 선정해왔다.


특히 OTT 작품이 각종 영화제와 세상식 등을 점령하고 뻗어가고 있지만, 칸 국제영화제는 OTT 작품을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자세를 유지 중이다. 2017년 넷플릭스가 배급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노아 바움백 감독의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 경쟁 부문 초청이 마지막이다. 당시 칸 국제영화제가 넷플릭스 영화를 경쟁 부문에 초청하자, 프랑스 극장협회는 극장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과 넷플릭스 영화가 개봉 후 3년이 지나야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한 당시 프랑스 법에 위배되는 행위라며 반기를 들었다. 이후 넷플릭스 영화를 경쟁 부문에 초청하지 않겠다고 규정을 변경했다.


넷플릭스 역시 칸 국제영화제 보이콧을 선언했다. 현재 프랑스에서 넷플릭스의 홀드백이 36개월에서 15개월로 단축됐지만 프랑스 개봉 규정에 따라 올해도 칸 국제영화제에서 넷플릭스 영화는 볼 수 없다.


전 세계 영상 산업에서 가장 트렌드 한, 다시 말해 칸 국제영화제가 추구하는 영화의 정통성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넷플릭스와 틱톡이기에 칸 국제영화제의 선택적 허용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물음표를 건네고 있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의 말처럼 관객의 다양성을 위한다면 영화제와 가장 맞닿아있는 넷플릭스를 먼저 허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칸 국제영화제는 이번 협업을 통해 뉴 미디어와의 화합을 이뤄내고 '드디어 다양성성에 가까워진 영화제'로 나아갈 수 있을까.


현재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후보 중 절반이 OTT 영화다. 넷플릭스 영화 '파워 오브 도그'는 12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베니스 영화제 은사자상, 골든글로브, 영국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올해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서도 가장 유력한 작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OTT를 애써 외면하고 있는 칸 국제영화제가 황금종려상을 누구에게 수여할지가 틱톡과의 협업 못지않은 관심사다. 한 가지 분명한 건, OTT 영화의 작품성을 뛰어넘을, 이견 없는 결과물이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