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첫 콘퍼런스…9월 총회 이사국 선거도 대비
한국, 이사국 8연임 도전…이사국 지위 상향은 미지수
'운송규모는 세계적 수준이지만 독립 항공청 없다' 지적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국제항공법률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하늘길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를 대비하는 한편, 다가오는 ICAO 총회 이사국 선거를 대비할 방침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ICAO와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2022 ICAO 국제항공법률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콘퍼런스는 오는 14일까지 계속된다.
ICAO는 세계 항공업계의 정책과 질서를 총괄할 목적으로 지난 1974년에 설립된 UN 산하 전문기구로, 회원국은 193개국이다. 우리나라는 1952년에 가입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항공관련 법률 의제 발표와 토론을 통해 정보 교류와 회원국 간 협력 및 법제화 방안까지 함께 고민하는 ICAO의 대표적인 국제항공법률 분야 행사로, 코로나19 이후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됐다.
올해 콘퍼런스에서는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후 생긴 현안을 되짚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변화가 필요한 국제항공법과 항공안전, 보안 사항 등에 대해 논의한다.
아울러 ICAO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오는 9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ICAO 총회 준비에 대한 정보도 공유한다. 우리나라는 이번 총회 이사국 선거에서 8연임 달성을 추진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처음 이사국 파트3(Part3)으로 선임된 이후 7회 연속 이사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우리나라의 ICAO 이사국 8연임 도전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아쉬워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10년 넘게 '이사국 파트3' 지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ICAO는 항공업계 규모와 헌신 정도에 따라 이사국을 파트1에서 파트3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항공운송에 중요한 국가를 의미하는 파트1에는 미국과 중국, 이탈리아, 일본, 브라질, 독일, 러시아, 영국 캐나다 등 항공 선진국들이 포함돼 있다.
파트2는 국제항공에 공헌한 국가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대표적인 아시아 항공 성진국인 싱가포르와 인도, 멕시코, 스페인, 네덜란드 등이 속해 있다. 우리나라가 소속된 '지역 대표' 개념의 파트3에는 그리스, 말레이시아, 코스타리카, 코트디부아르, 페루, 적도기니, 수단, 잠비아 등이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파트2로 편입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을 가진 항공 강국으로서, 지난 10여년 간 눈부시게 성장한 것에 비해 저평가 받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항공운송규모 6위, ICAO 분담금 11위 등 파트1 국가와 동등한 수준의 외형 성장을 이뤘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 2020년 이사국 파트 상향을 위해 ICAO 전략기획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이는 독립된 항공청을 설립해달라는 요구가 업계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제기돼 온 배경이기도 하다. 연방항공청(FAA)을 가진 미국은 물론, 싱가포르(민간항공청) 등 해외 항공 선진국들은 대체로 독립된 항공청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국토부 산하의 항공운항과 등이 항공 관련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항공우주청 설립'을 약속한 만큼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공약집에서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해 ▲항공우주청 설립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 조성 ▲항공우주 제조혁신타운 조성 등을 약속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ICAO에서 이사국 파트가 상향된다는 것은 국제 항공업계에서 그만큼 발언권이 세진다는 것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중요한 이슈"라며 "독립된 항공청이 설립된다면 국제 항공업계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