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군사 지원 차관 3억2200만 달러 지원
브리짓 브링크, 우크라 주재 대사 지명
2주 후 키이우에 있는 미국 대사관 재개될 듯
지난 2월 24일 러시아 침공 이후 미국 정부 최고위급 인사들의 첫 우크라이나 방문이 이뤄졌다.
CNN, BBC 등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밤 기차로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찾았다. 두 장관은 약 3시간 가량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군수용품 추가 지원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두 장관의 방문 당일 우크라이나 중부와 서부의 기차역 5곳에는 러시아군의 포탄이 떨어지기도 했다.
앞서 일부 외신들은 미국 핵심 당국자가 키이우를 찾아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하는 방안을 백악관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23일 "미국에서 고위 인사가 온다. 미국 국무, 국방장관을 만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은 25일 오전 폴란드로 돌아와 우크라이나 국경과 근접한 비공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현재 예측할 수 없지만,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권보다 오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전쟁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성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에게) 적절한 군사지원과 물품을 지원 받으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 차관 3억2200만 달러(약 4000억원)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우리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우크라이나 정부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직접 보여줄 기회였다"며 "이렇게 직접 만나 대화하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수도로 향하는 길에 무엇을 보았느냐는 질문에 "많은 것을 보지는 못 했지만, 정상적인 삶으로 복귀하려는 징후가 보였다"며 "키이우 길거리에서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봤으며, 이는 우크라이나가 키이우에서 승리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하지만 일부 우크라이나 지역에서는 러시아의 잔혹함으로 끔찍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키이우와) 대조를 이룬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회담 이후 성명을 내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도력에 개인적으로 그리고 우크라이나 국민 전체를 대신해 감사를 전하고, 미 의회와 미국 국민에게도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 전쟁의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동맹국의 추가 지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로 브리짓 브링크 현 슬로바키아 대사를 지명한 것을 밝혔다.
백악관 보도자료에 따르면, 직업 외교관인 브링크는 2019년부터 슬로바키아 대사로 주재 중이다. 또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사이프러스, 조지아,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 침공 직전 폴란드로 철수했던 자국 외교관을 이번 주부터 복귀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지역에서 일할 예정이다.
블링컨 장관은 "2주 안에 키이우에 있는 미국 대사관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장관은 전쟁 후 키이우를 찾은 유럽 정상들처럼 폴란드에서 기차를 타고 우크라이나로 들어갔다. 우크라이나 영공은 피격 우려 탓에 사실상 항공기가 뜰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러시아는 미국에 우크라이나에 추가 무기지원을 중단할 것을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BBC에 따르면 워싱턴 주재 아나톨리 안토노브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24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쏟아붓고 있는 이 상황을 용납할 수 없으며 이 같은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토노프 대사는 러시아의 우려를 표명하는 공식 외교 서한을 미국에 보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