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 보증금 카드수수료만 연간 250억…가맹점주 “우리가 봉인가”

6월10일부터 카페서 일회용컵 음료 구매 시 개당 보증금 300원

회수 주기 3일로 줄이고 무인회수기 확대 설치 요청도

보증금 지불 위한 동전 보유 부담…“반환금 대신 브랜드 포인트 적립 필요”

서울 시내 한 카페에 일회용 빨대와 컵이 가득 놓여있다.ⓒ뉴시스

내달 10일부터 시행되는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를 앞두고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환경보호라는 대의명분에는 동의하지만 일방적인 비용 부담을 강요한다는 점 때문이다.

아울러 가맹점주 또한 독립된 개인사업자인데 프랜차이즈에 속해 있다는 이유 만으로 규제를 적용받는다는 점에서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부는 6월10일부터 개정된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를 시행한다.

소비자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회용 컵에 음료를 구매할 경우 ​보증금​ 300원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골자다. 적용 대상은 커피, 음료, 제과제빵 등 105개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장 3만8000여곳이다.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환경보호는 필요하지만 일방적인 비용 부담은 부당하다고 지적한다. 2년 넘는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시간을 버텨온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를 비롯해 시스템 업데이트 비용, 컵 수정비용 등 추가 비용 부담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보증금제 시행 시 참여하는 가맹점들은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에 반환할 보증금을 미리 지불해야 한다. 소비자가 음료가격과 보증금을 카드로 결제할 경우 음료와 보증금에 대한 카드수수료를 각각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만약 A라는 가맹점주가 하루 300잔의 커피를 카드 결제를 통해 판매할 경우 하루 일회용컵에 대한 보증금은 9만원, 이중 보증금 처리 카드수수료(2%)는 1800원이다. 연간(365일)으로 환산하면 65만7000원이다.

규제를 적용받는 3만8000개 매장으로 확대하면 보증금에 따른 연간 카드수수료만 약 250억원에 달한다.

서울 마포구에서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일회용컵 사용이 많고 환경보호가 필요하다는 부분도 이해를 한다”면서도 “일방적으로 사업자에게만 비용을 부담하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1년에 60만원이라고 하면 큰 부담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한 잔에 1500원짜리 커피를 400잔을 팔아야 버는 돈”이라며 “그나마도 내 수중에 온전히 60만원이 들어오려면 1000잔은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도가 시행되는 6월은 초여름으로 기온이 높은 만큼 일회용컵 회수 주기도 3일 이내로 단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비자가 직접 사용하는 컵이라 위생 문제 등으로 외부에 보관이 어려운 반면 테이크아웃 전문점의 경우 내부 면적이 협소해 장기간 보관이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주요 상권이나 지역마다 무인 회수기를 확대 배치해 수거부담을 낮추고 소비자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보증금 반환을 위한 잔돈 보유도 부담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대부분 소비자들이 카드 결제를 선호해 동전을 잘 구비하지 않는 매장이 많은데 보증금 제도를 위해 백원짜리 동전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현장에서의 예외적인 보증금 반환을 위한 동전 상시 보유 부담을 완화해달라는 회원사들의 요청이 많다”면서 “반환금 대신 브랜드 포인트 적립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을 당국에 건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