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 불황 속 수익성 감소 불가피
사업 다각화 성과에 따라 희비 갈릴 듯
올 들어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높은 수익성의 상징인 1조 클럽 명단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기존 5곳 중 절반 이상인 3곳이 제외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실적 성장으로 새롭게 진입하는 곳도 나오는 등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던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등 5개 대형 증권사 중 NH·삼성·키움 등 3곳은 올해 영업이익이 1조원에 못 미칠 전망이다.
삼성증권(지난해 영업이익 1조3110억원)과 키움증권(지난해 1조2088억원)은 올해 영업이익이 나란히 9000억원대로 내려 앉을 전망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3167억원으로 창사이래 첫 1조 클럽에 가입했던 NH투자증권도 올해 영업이익이 8000억원대 후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지난해 1조4858억원)과 한국투자증권(지난해 1조2889억원)는 1조 클럽을 유지하겠지만 영업이익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이들 5개 증권사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5조원으로 전년대비 27.1% 감소할 전망이다. 순이익도 지난해보다 34.6% 줄어든 3조7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전망은 올 들어 물가 억제와 긴축 정책의 영향으로 국내외 증시가 부진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국내 및 해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줄어들고 있으며 불확실성으로 커진 시장 변동성으로 기업공개(IPO)도 잇달아 연기되는 등 투자은행(IB) 부문 확대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금리 인상으로 채권 운용평가 손실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1분기 실적 하락에 이어 내달 나오는 2분기 실적도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국내 증권사 빅5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36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가량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5개 증권사 개별로도 모두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메리츠증권은 새로 1조 클럽 진입을 시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9489억원으로 아쉽게 1조 클럽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는데 올해 재도전이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어려운 업황으로 당초 8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됐지만 1분기 호 실적에 힘입어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유안타증권과 BNK투자증권은 올해 메리츠증권의 영업이익을 각각 1조480억원과 1조12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32.4% 증가한 3769억원을 기록했는데 2분기도 이러한 호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등 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인 최희문 부회장의 수익 다각화 정책이 어려운 상황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올 한해 매크로(거시경제) 이슈로 국내외 증시가 모두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각사 CEO의 경영능력이 그대로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