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3 아시안컵서 일본에 0-3 패배, 사상 첫 8강 탈락
날카로운 왼발 킥력 과시한 이강인, 홀로 분전하며 자존심 세워
황선홍호가 U-23 아시안컵에서 일본에 0-3 대패 굴욕을 당한 가운데 그나마 자존심을 세워준 것은 ‘막내형’ 이강인(마요르카)이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12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0-3으로 패했다.
직전 2020년 대회 우승팀인 한국은 2연패를 목표로 세웠으나, 일본에 패해 사상 첫 8강 탈락이라는 굴욕을 경험했다.
그나마 이강인이 홀로 분전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공수를 넘나들며 활약했다. 프리킥을 도맡아 처리할 정도로 정확한 킥력을 과시했고, 포백 바로 앞에서 빌드업에 앞장서기도 했다.
대표팀은 전반전에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며 끌려갔는데 그나마 전반 40분 이강인이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찬 왼발 슈팅이 상대 수비에 막혔지만 가장 위협적이었다.
전반을 0-1로 뒤진 대표팀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주도권을 잡았는데 그 중심에는 이강인이 있었다.
이강인은 후반 4분 중원에서부터 폭풍 드리블을 통해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내달리며 일본 수비진을 위협했다. 4분 뒤에는 중원에서 탈압박에 성공한 뒤 오버래핑에 나선 이규혁에게 자로 잰 듯한 정확한 패스를 건넸다. 그러자 상대 압박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다소 과격한 반칙으로 이강인의 괴롭혔다.
나이는 어리지만 강력한 피지컬을 앞세운 일본은 강했다. 후반 이강인의 분전에도 추가로 2골을 더 넣으며 3-0까지 스코어를 벌렸다.
하지만 이강인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을 보여줬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상대 왼쪽 측면에서 압박을 이겨내고 빠른 스피드로 돌파에 성공했다. 이어 위협적인 크로스를 문전으로 올리며 마지막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이강인은 끝까지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성인 무대에서 스피드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던 이강인은 이번 대회를 통해 이전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줬다. 탈압박 능력과 킥력은 그대로였고, 스피드를 가미한 개인 돌파 능력도 향상된 모습이었다.
A대표팀 차출과 부상 등으로 완전한 전력을 꾸리지 못한 황선홍호에 그나마 이강인마저 없었다면 결과는 더욱 참담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