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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RE100 동참 행렬에 중국만 웃는다…이유는?


입력 2022.06.15 06:00 수정 2022.06.14 15:10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핵심 설비 중국이 장악…에너지 공급망 불확실성 확대

신재생에너지 발전 중 태양광 비중 절대적…지난해 74.1%

전남 구례군 한 산속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SK와 현대차 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모두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RE100’ 캠페인에 잇따라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태양광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태양광 발전 핵심 부품 대부분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어 높은 의존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 생산되는 신재생 에너지 대부분이 태양광에서 나오는 만큼 정부와 업계가 장기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야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 기업 중 RE100 캠페인 참여를 선언한 곳은 SK하이닉스와 현대차그룹, LG에너지솔루션 등 총 19곳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관련 인력을 채용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곳 참여를 공식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인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바꾸자는 국제 캠페인으로 2014년 시작됐다. 글로벌 기업 중 RE100 동참을 선언한 곳은 총 350개에 이른다.


이처럼 RE100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만큼 신재생에너지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내 신재생에너지가 태양광에 편중돼 있다는 점과 태양광 핵심 설비를 중국 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향후 기업이 에너지 공급망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독일 베른로이터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태양광 밸류체인의 중국 점유율은 폴리실리콘 64%, 잉곳 95%, 웨이퍼 97%, 셀 80%, 모듈 75%이다. 폴리실리콘의 경우 지난 2020년 77%까지 높아졌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실제 태양광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에 못 이겨 글로벌 기업들이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LG전자만 하더라도 계속된 적자와 떨어지는 사업성 탓에 올해 2월 태양광 사업 철수를 선언한 바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현재의 태양광 시장은 RE100을 위해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기업에게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정치적, 외교적 요인으로 무역갈등이 발생할 경우 국내 기업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RE100 자체가 기업의 에너지 비용 상승 등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며 "중국 의존도가 높은 태양광 발전 시장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정부와 업계의 긴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2021년도 전력계통 운영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태양광 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1만8160메가와트(MW)로 전체 신재생 에너지 중 74.1%를 차지했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2만4494.6MW로 지난해 처음 원자력발전(2만3250MW)을 뛰어넘었으나 상승분이 태양광발전에 치우쳐 있는 상황이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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