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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 부동산PF ‘먹구름’…리스크 확대에 ‘안절부절’


입력 2022.07.25 15:15 수정 2022.07.25 15:22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신한캐피탈 1년 새 2배 급증 '최대'

금감원 부실 가능성 대책 마련 주문

ⓒ연합뉴스

금리인상과 원자재 가격 급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도 미분양 사태 등 침체기를 맞으면서 캐피탈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위험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캐피탈 업계는 최근 몇 년 간 부동산PF를 빠르게 늘리며 실적을 올려 왔는데, 이에 따른 건전성 지표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잇따른 경고가 나오자 애써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28개 캐피탈사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20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8% 증가했다.


현대·KB·하나·신한·우리금융 등 자산규모 상위 5개 캐피탈사의 부동산PF 대출은 모두 5조6506억원으로 1년 새 2배 넘게 늘었다. 이중 신한캐피탈의 경우 지난 1분기 말 기준 1조6283억원으로 지난 2020년 말 8372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급증하며 부동산PF 대출 잔액이 가장 많았다. KB캐피탈 부동산PF도 1조365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조원 넘게 규모가 불었다.


캐피탈사들이 이처럼 리스크 위험을 큰 부동산PF를 늘려온 것은 그동안 주 수익원인 자동차 할부금융에서 카드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린 영향이다. 카드사들이 자동차 금융 시장 진출에 뛰어들자 소비자들이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카드사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부동산PF 대출은 부동산개발 관련 특정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평가하고, 해당 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래 현금흐름을 주요 상환재원으로 보기 때문에 고위험·고수익 대출로 여겨진다. 분양이 잘 되면 큰 수익을 얻지만 반대로 개발이 중단되거나 분양 실적이 저조할 경우 수익이 나지 않아 부실 위험이 크다.


문제는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부동산 투자심리가 위축 되면서 부동산 PF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2011년 저축은행 사태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저축은행들은 부동산PF를 크게 늘려왔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타격을 받으면서 대형 부실이 발생한 것이다. 캐피탈사의 경우 여신전문금융회사라는 특성 상 저축은행권보다 리스크가 더 클 수 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카드·캐피탈 등 여신업계와 저축은행업계와의 간담회를 통해 부동산 PF대출 부실 가능성에 대해 대책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이미 현대캐피탈, BNK캐피탈 등이 사업성 평가 미흡으로 금감원으로부터 개선 조치를 요구받기도 했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하반기 분양경기 침체와 시공비 상승으로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증대되면서 캐피탈사들의 기업대출 건전성 지표 저하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기업금융 및 투자금융 비중 높은 캐피탈사들의 신용도 하향압력이 증가해 금리 상승에 따른 유동성 대응능력을 모니터링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부동산PF를 늘리는 등 시장규모가 커진 것은 맞다”면서도 “충당금을 충분히 쌓는 등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어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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