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장 모집공고…회추위 개시
민 출신 3명·관 출신 3명 하마평
여신금융협회장(여신협회) 인선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전임인 김주현 전 협회장이 지난 11일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협회장 자리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협회장 자리는 관 출신 인사들이 선출돼 왔지만 올해는 민·관 경쟁이 치열한만큼 예단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협회는 이달 초 협회장 모집공고를 내고 후보 등록을 받을 예정이다.
후보 등록이 마무리되면 회추위를 열고 면접과 투표를 거쳐 후보자군을 확정, 최종 후보 1명을 내정자로 선정하게 된다. 투표는 15개 카드사·캐피탈사 1사1표 방식으로 이뤄진다. 여신금융협회장의 임기는 3년으로 오는 2025년까지 여신업계를 이끌게 된다.
앞서 지난 5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출범하긴 했으나 금융위원장 취임 인선 절차가 지연되면서 후보 모집도 미뤄졌다. 여신협회가 금융위원회 유관기관인 만큼 당국의 인선 절차를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차기 여신협회 하마평에 오른 인물은 민·관 출신 후보들로 나뉜다. 우선 민간에서는 정원재 전 우리카드 대표, 박지우 전 KB캐피탈 대표, 서준희 전 BC카드 대표 등이, 관 출신 인사로는 남병호 전 KT캐피탈 대표, 정완규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위성백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지난 2010년 여신협회장이 상근체제로 전환된 후 11대 김덕수 전 여신협회장(전 KB국민카드 사장)을 제외하고 3번 모두 관 출신 인사들이 선출됐던 만큼 이번에도 관료 출신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남 전 KT캐피탈 대표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37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금융위원회 구조개선총괄반을 지낸 뒤 KT캐피탈 대표이사와 NH농협 금융지주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정 전 사장은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을 거쳐 한국증권금융 사장 등에 올랐으며 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기획예산처 제도혁신팀장,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 정책총괄과장 등을 지냈다.
민간에는 정원전 전 우리카드 대표와 서준희 전 BC카드 대표, 박지우 전 KB캐피탈 대표 등이 있다.
우선 정 전 우리카드 대표는 한일은행 입사 후 우리금융그룹에서만 40년을 일하며 지난 2018년 ‘카드의 정석’ 시리즈를 출시하고 자동차 할부 등 신사업 확대로 우리카드의 성장세를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박 전 BC카드 대표는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KB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을 세 차례나 연임하는 등 여신업계의 전문가로 꼽힌다.
서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BC카드 대표이사로 선임된 서 전 대표는 당시 BC카드와 BC페이와 클립 등을 통해 간편결제, 해외사업 및 핀테크와 관련해 성과를 냈다.
업계는 민·관 후보들 모두 경영 성과 및 여신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들이라는 평이다.
다만 현재 윤석열 정부가 금산분리(금융과 산업) 완화를 추진하는 등 금융권 전반에 대한 규제를 풀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어 업계와 당국간 소통을 원활히 해줄 수 있는 인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리스크가 커지고 금융시장 자체가 불안정한 상황이다 보니 여신업계의 주요 현안에 대한 이해도나 내부 목소리를 적절하게 내줄 인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