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속상해 하는 아이의 마음을 수용해야
졌지만 규칙은 지켰다면, 칭찬해 줘야
“엄마 보드게임 해요!” 초등학교 2학년을 키우고 있는 A씨는 아이의 놀아 달라는 요청이 반갑게 느껴지지 않는다. 보드게임이나 승부를 가르는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라 자주 게임이나 승부를 겨루지만 시작의 즐거운 마음은 얼마 가지 않아 울음바다와 서러움의 현장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게임의 규칙과 원칙이 있지만 지게 되는 상황이나 뒤처지는 상황에는 늘 아이가 불안해 하며 룰을 바꾸거나 반칙을 하게 된다. 이에 대해 원칙을 알려주며 잘 달래주기도 하지만 지게 되면 이내 “엄마가 방해했잖아” “내가 못한 게 아니야” 말하며 받아드리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결국 놀이 후 아이를 달래느라 진땀을 빼는 상황이 생겨 승패가 있는 게임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무엇을 잘해내고 싶은 마음은 어른이나 아이나 같을 것이다. 보통 4~5세 접어들면 승부욕을 보이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인지 발달을 이루며 성취를 경험하게 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고, 타인에게 칭찬 받고 싶다는 마음이 자라나 경쟁적 상황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진다. 승부에서 지게 되면 아무도 나를 인정해 주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해내지 못했다는 불편함 때문에 승부에 집착하게 된다.
이제 막 성취와 승리의 즐거움을 맛보게 된 아이들은 아직 경쟁에서의 오는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다루는 경험이 부족하다. 또한 아이들마다 성취에 대한 욕구와 정서 조절력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어떤 아이는 경쟁적 상황에 예민하고 어떤 아이는 둔감하기도 한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 기질적으로 까다롭고 자기 주장이 강한 아이들은 승부욕이 타고나게 높을 수 있다.
승부욕은 삶에 있어서 열심히 집중하고 몰입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며 생존과 적응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때론 아이들의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게임에서 지면 분에 못 이겨 공격적 행동이나 떼를 부리게 되면 또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행동이 본인 뿐 아니라 타인을 피곤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이가 늘 이기고 승리하게 만들어주는 환경은 독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실패나 좌절을 받아드리기 어렵기 때문에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어렵고 자기 위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특성을 보일 수 있다.
올바른 승부욕은 “지면 안된다, 이겨야 한다”가 아니라 승부의 과정에서 내가 한 노력의 기쁨과 성취감, 부족함에 대한 모니터링 과정을 통한 성장이다. 아이에게도 승리한 기쁨만이 아닌 과정을 통해 얻는 기쁨과 부족함을 알아내고 부족함을 수정하고 노력하는 성장의 기회임을 알려줘야 한다. 정해진 원칙을 지키며, 결과에 승복하는 경험을 통해 아이들의 ‘자기 효능감, 자기 가치감’이 자라게 된다.
그렇다면 올바른 승부욕을 가르치기 위해 부모가 해주면 좋은 일은 무엇일까?
첫 번째. 승부에서 지면 속상하고, 질 것 같으면 불안한 아이의 마음을 수용해주자. 승부욕이 강한 아이에게 “졌다고 울고 떼쓰고 그러니?” “다신 게임 못하겠다” “진 것 가지고 왜 화내고 울어?” 등의 비난이나 질책하는 태도나 말은 좌절감을 경험한 아이 분노나 실망감의 발산을 막아버려 해결되지 못한 채 억압시키거나, 더 큰 분노를 키우게 된다. 따라서 아이의 억울한 마음을 끝까지 들어주고 “그래, 게임에서 지면 속상하지” “엄마도 지면 속상한 마음이 들어” “지고 싶지 않아서 반칙을 하고 싶었구나” 라고 아이의 속상하고 불안한 감정을 공감해 주자.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수용 받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감정 조절과 타인의 감정을 돌아보는 법을 배우게 된다.
두 번째, 승부를 받아드리는 모습, 규칙을 지키는 모습 칭찬하기. 아이가 게임에서 졌지만 규칙을 지키고 있다면, 그러한 아이의 태도를 칭찬해 주자. 승부에서 이긴 것만큼 중요한 것이 실패를 받아드리고 정정당당히 게임에 임하는 것임을 알려주자. 이겼지만 반칙으로 칭찬 받지 못하고 승리하지 못한 스포츠 스타의 경우를 들어도 좋다. 1등과 최고가 아니라도 끝까지 승부에 임하는 태도와 정해진 약속을 지키는 것에 대한 가치를 알려주자. 이긴 것 보다 이러한 모습이 더 자랑스럽고 멋지다는 것을 알려주면 아이는 ‘나는 정정당당히 규칙과 승부를 지켰어’ 라는 마음과 자긍심을 갖게 되고, 이를 통해 더 큰 성취감을 느낀다.
세 번째, 재도전과 성취를 위한 노력을 알려주자. 아이가 감정을 받아드리고 승부를 인정한 후에 아이에게 다시 시도하고 노력할 수 있도록 안내하자. ‘이 게임은 이렇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어, 엄마가 도와줄게’, ‘천천히 다시 한번 연습 해볼까?’라며 격려하고 재도전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다시 도전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물어보고, 아이가 부족함을 메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자. 농구 게임에서 진 아이와 슛 연습을 하고, 보드게임에서 진 아이와 천천히 전략을 세우고 승리하는 방법을 알려주자. 포기해 버리고 싶은 마음을 넘어서서 아이가 낸 용기와 노력을 칭찬해 주자.
네 번째, 경쟁을 부추기는 육아방식을 멀리하자. 서로를 경쟁자로 여기는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동생 좀 봐 엄청 빨리 준비 다했네” “언니는 이렇게 잘 먹네” “누가 1등인가 보자” 라는 식의 비교와 경쟁의식을 키우는 말들은 아이를 경쟁적이고 결과 만을 몰두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협력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 경쟁 대신 협력을 통해 공동 과제를 정해진 시간 안에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자.
우애리 플레이올라 대표원장playho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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