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연속 전월 대비 하락 전망
9월 FOMC서 반전 가능성 주목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국내외 증시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물가 정점 통과(피크 아웃) 관측에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반등)’ 재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다만 랠리가 재개되더라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는 만큼 그 기간은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3분기 마지막 반등장이 될 수 있는 만큼 단타성 매매 자금이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시장 이코노미스트들의 추정치(컨센서스)를 집계해 8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8.0% 오르고 전월보다 0.1%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월초 8% 중반 인상 예상에서 하향된 것으로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추정이 맞아 들어 간다면 CPI는 2개월 연속 전월 대비 하락할 전망이다. 미국의 8월 CPI는 현지시간으로 13일 발표된다.
CPI 발표를 앞두고 국내외 증시는 들썩이고 있다. 전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29.63p(0.71%) 오른 3만2381.34로 거래를 마쳤다.
추석 연휴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코스피도 이날 11시25분 기준 전거래일 대비 55.95p(2.35%) 오른 2440.23을 기록하며 급등세다. 이날 지수는 34.31p(1.44%) 오른 2418.59로 출발해 장중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CPI 상승 완화로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까지 반영된 기준금리 정점에 대한 기대가 다시 상향되지 않는 이상 통화정책이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반응을 줄 요인은 거의 소진됐다는 견해”라며 “에너지 가격 하락 지속과 공급측 물가압렵이 완회되고 있는 흐름을 고려할 때 ‘혹시나 물가가 다시 튈까’라는 걱정을 해소시키는 이벤트가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실제로 CPI 발표를 앞두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조사한 기대 인플레이션은 지난달보다 급격히 내려 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나선 응답자들은 1년 후 인플레이션이 5.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 전월(6.2%) 보다 0.5%나 낮아질 것으로 답했다. 3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2.8%로 전월(3.2%) 대비 0.4%나 떨어졌다. 이는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증권업계도 물가 정점론에 무게를 두며 ‘베어마켓 랠리’ 재개 가능성을 내놨다. 이번 베어마켓 랠리의 경우 분기 마지막 반등장이 될 수 있어 투심이 몰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후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매크로 이슈가 마땅치 않다는 관측에서다.
신승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8월 CPI를 통해) 물가의 피크아웃 신호가 다시 확인된다면 9월 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 여부와 무관하게 두번째 베어마켓 랠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월 반등은 베어마켓 랠리의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며 “8월 중순부터 9월초까지 약세를 보인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이 가능하고 이를 노린 단기 트레이딩 전략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단 베어마켓 랠리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오는 20~21일 예정된 9월 FOMC에서 연준의 긴축 경로에 따라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증시 바닥에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국 인플레가 정점이라면 증시도 바닥을 잡아갈 것”이라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긴축의지 정도, 존재감 없는 러시아의 대응 등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단기적으론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