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과 배달앱 3사 대표 간담회
자율규제 거듭 강조…업계 "상생 공감하지만 이미 지원 다양"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과 첫 만남을 가진 배달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자율규제 기조에 따라 음식점·소비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지만 해법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특히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출혈경쟁과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가시화로 성장이 정체되면서 수익성 방어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지난 22일 한 위원장은 배달앱 입점 점주와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위대한상상(요기요), 쿠팡이츠서비스(쿠팡이츠) 등 배달앱 3사 대표와 플랫폼 업계 현안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 위원장은 “배달앱을 이용하는 음식점주와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자발적인 상생 노력이 절실하다”며 “자율규제가 잘 정착된다면 플랫폼 시장의 혁신 성장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참여자 간 많은 이슈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자율주의는 당사자 갈등을 시장 내에서 해결하는 좋은 정책 수단”이라며 자율규제에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행 공정거래법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보다는 자발적인 협의와 조정 등을 통해 상충하는 점을 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출범한 민간 자율규제 기구 내 갑을 분과에서 배달앱과 입점업체 간 자율규제안을 논의 중이다.
배달앱 대표들은 “입점 업체와의 거래관계의 투명성을 높이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업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이미 각 기업마다 자체적으로 가맹점 및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교육이나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고 있어 얼마나 더 획기적인 상생방안이 나올지 미지수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은 가게 운영을 위한 노하우와 지원 정책 등 외식업에 대한 정보를 총망라한 배민사장님광장을 운영 중이다. 내달 5일부터는 배민외식업광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입점 점주들뿐만 아니라 외식업에 종사하는 모든 자영업자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요기요도 노하우, 위생, 세무, 정책브리핑 등을 소개한다.
또한 사장님과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을 위한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요기요는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7번가피자, 투존치킨, 큰맘할매순대국, 편의점 세븐일레븐·CU 포장 주문 시 최대 4000원 할인해주는 ‘요즘 포장’ 이벤트를 전개 중이다.
배민과 쿠팡이츠 역시 누구나 100% 당첨되는 ‘숨은 쿠폰 찾기’, ‘맞춤 할인 가이드’ 등의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다 배민과 쿠팡이츠의 경우 포장주문 중개 수수료 무료 프로모션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그간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맹점주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포장 주문에 대해서는 음식점으로부터 중개 이용료를 받지 않았다. 단 요기요는 현재 배달 주문처럼 방문 포장 때에도 12.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배달앱 관계자는 “업계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다 마이너스 구조인 상황에서 수수료 인하 등 추가 지원에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자영업자가 돈을 많이 벌어야 비즈니스도 커지면서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배달앱 관계자는 “배달앱들이 입점 점주와 고객과의 상생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며 “정부의 자율규제 기조에 맞춰 좀 더 보완하거나 추가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모색해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