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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떨어져요" "장사에 방해돼요"…민원에 사라지는 '따릉이 대여소'


입력 2022.10.25 01:56 수정 2022.10.25 01:56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따릉이 대여소 65곳, '폐쇄요청 민원'에 따른 철거

한 번 철거되면 인근 새로운 대여소 설치 쉽지 않아…조건 만족 장소, 이미 포화상태

서울시 "고급 아파트일수록 집값 하락 이유로 선호하지 않아"

"상가의 경우 간판 가려진다거나 보행 불편 이유로 철거 민원 쇄도"

15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에 포르쉐 디자인 공모전 대상 시안을 입힌 '아트 따릉이' 공개 시승회가 열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시민의 발로 사랑받는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가 '집값이 떨어진다'거나 '장사에 방해된다'는 항의에 철거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서울시의 '따릉이 대여소 철거 사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철거된 따릉이 대여소 95곳 가운데 '폐쇄요청 민원'에 따른 철거가 65곳으로 68.4%를 차지했다. 민원 탓에 따릉이 대여소가 열흘에 1곳씩 사라지는 셈이다. 이밖에 '공사로 인한 보도 점유'가 19(20.0%)건, 보도폭 등 문제로 더 이상 설치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운영 불가'는 11건(11.6%)이었다.


시민들은 아침마다 이용하던 집 근처 따릉이 대여소가 갑자기 철거되는 바람에 지하철역까지 걷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한 네티즌은 대여소를 새로 설치해달라고 구청에 요청했다가 "인근 아파트 주민들 반대로 이미 설치했던 대여소가 철거됐다"는 답변을 받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급 아파트일수록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따릉이 대여소를 선호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상가의 경우 간판이 가려진다거나 보행에 불편하다며 대여소를 철거해달라는 민원도 제기된다.


15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에 포르쉐 디자인 공모전 대상 시안을 입힌 '아트 따릉이'가 공개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가장 큰 문제는 한 번 철거하면 인근에 새로운 대여소를 설치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대여소를 새로 만들려면 후보지를 선정한 뒤 보도 폭을 3m 이상 확보하고 점자블럭을 침해하지 않는지, 소화전이나 전기·통신 시설을 방해하지 않는지 검토해야 한다.


사유지인 경우 토지 소유권자와 협의가 필수다. 그러나 따릉이 대여소가 지난해 기준 2600곳을 넘어서면서 이 같은 조건을 만족하는 장소는 이미 포화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시내 후보지는 이미 한계치에 다가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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