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초강력 대응으로 대답할 것"
북한이 한국·미국의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각종 도발 및 군사행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4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추종세력과 야합해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개시한 이후 진행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무력의 군사훈련은 적대적 도발행위에 대한 응당한 반응이고 행동적 경고"라고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은 "현재 조성된 엄중한 군사적 대치 상황은 명백히 미국과 남조선이 우리에 대한 '압도적 대응'을 운운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합동 공중타격훈련을 벌여놓은 것으로 (인)하여 초래되었다"고도 했다.
앞서 한미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연례적·방어적 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훈련 일정을 하루 연장했다.
이번 훈련은 한반도 정세를 나날이 악화시키고 있는 북한 위협을 고려해 5년 만에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미국 전략자산인 F-35B를 비롯해 한미 군용기 240여대가 참여한 이번 훈련은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역대급 공중훈련으로 평가된다.
공중 전력이 절대적 열세인 북한은 이번 연합훈련에 반발해 군 서열 1위 인사가 2차례 담화를 발표하는 등 강도 높은 반발을 이어왔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일 적어도 10개 지역에서 각종 미사일을 4차례에 걸쳐 최소 25발 발사했다. 지난 3일에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으로 평가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5발을 발사한 데 이어 80여발의 포병사격까지 진행했다. 9·19 남북 군사합의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각종 도발을 연거푸 감행한 셈이다.
아울러 이날에는 북한 군용기 약 180여 개의 비행항적이 포착돼 우리 군이 F-35A 등 대응 전력을 긴급 출격시키기도 했다. 다만 북한 군용기들은 전술조치선 이북 지역에서만 훈련을 진행하며 '수위 조절'에 나선 양상이다. 전술조치선이란 우리 군이 비행기 속도 등을 감안해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임의 설정한 것으로, 군사분계선(MDL) 20∼50km 이북 지역을 뜻한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지역 내 나라들의 요구와 평화적 안정 환경 유지의 자명한 이치도 외면하고 그 무슨 도발을 억제하고 대비한다는 구실 밑에 침략적인 연합공중훈련을 강행하는 것으로 대답했다"며 "우리의 정당방위 대응조치를 걸고 4일까지 예정되었던 훈련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유엔 안보리 회의까지 소집하는 도발적 망동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불법적 군사행동에 책임을 묻기 위한 미국의 정당한 회의 소집 요구를 '도발'로 규정하며 적반하장식 주장을 편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외무성 대변인은 "극도에 이른 미국의 군사적 대결 광란은 조선반도(한반도) 범위를 초월하여 동북아시아의 전반적 안전 환경에도 커다란 부정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은 미국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위를 주권국가의 안전에 대한 엄중한 침해로,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국제사회의 염원에 대한 파렴치한 도전으로 낙인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배격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반도 정세가 오늘의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지역 내 동맹세력을 발동하여 제재 압박과 군사적 위협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일방적인 무장해제를 강요하려는 미국에 절대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지속적인 도발에는 지속적인 대응이 뒤따르기 마련"이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자기의 자주권과 안전 이익을 침해하려는 적대세력들의 그 어떤 기도에 대해서도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끝까지 초강력 대응으로 대답할 것임을 다시 한번 명백히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정세가 어떻게 번지든, 그 어떤 상상 못할 사태가 발생하든 국가의 존엄과 자주권, 인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길에서 우리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미의 향후 추가 연합훈련 등에 맞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대목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