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의 내년 실적이 올해와 비슷하게 정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8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2 금융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8조5000억원으로 올해 18조1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에서 정체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이자이익은 순이자마진(NIM) 확대와 대출 자산 증가로 견조한 성장을 시현하고 비이자이익도 유가증권 관련 이익의 증가에 힘입어 소폭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하지만 실물경기 부진 및 대출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대손비용이 증가해 당기순이익 증가를 억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내년 중 NIM은 1.73%로 올해보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금리가 내년부터 상승이 둔화되는 가운데 조달금리가 대출금리 상승폭만큼은 오르지 않으면서 NIM이 다소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이자이익은 올해보다 4조1000억원 커진 59조원으로 예상했다.
다만, 자산건전성이 악화하고 대손비용도 9조1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조5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봤다. 연구원은 "대출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실물경기 둔화가 가계소득에 영향을 미칠 경우 개인자업자와 가계 대출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라며 "경기 부진 심화 가능성 등 대손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는 하방 위험이 산재해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은행의 대출 증가율은 4%대로 6%대 가까운 올해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가계와 개인사업자 대출 수요가 주는 반면, 기업대출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수요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은행은 내년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가계대출 등 견고한 성장을 보였던 대출 수요 급감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전략,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