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고정비 줄이고 시장 공략도 유리”…식품업계, 해외 생산거점 늘린다


입력 2022.11.15 06:45 수정 2022.11.15 06:45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K푸드 영향…“수요 증가로 직결”

리스크도 적고 위기 돌파에도 효과적

중국 베이징 핑구구(평곡구) 공장 부지에 위치한 풀무원 중국 법인 푸메이뚜어(圃美多) 베이징 1공장 전경.ⓒ풀무원

국내 식품업계는 ‘위기에 강하다’는 수식어답게 지난해 코로나19 국면에서도 해외 시장에서 고성장을 이어갔다. 관련 기업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진출 가속화를 통해 기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포부를 잇따라 밝혔다.


실제로 최근 기업들은 너도나도 해외 시장 영토 확장에 몰두하고 있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K-푸드’ 열풍으로 수요가 급증한 탓으로 분석된다. 저출산 지속 등 국내 시장 대비 악재도 적은 데다, 물류비 등 고정비 역시 획기적으로 줄일수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


풀무원은 지난 14일 베이징 파스타 공장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신선 HMR 사업에 속도를 낸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에서 풀무원의 아시안누들 부문 성장세가 가팔라지자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번 증설로 연간 생산량은 기존 4500만개에서 1억개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풀무원은 316억원을 투자한 이번 생산라인 증설을 통해 중국 내 가정간편식(HMR)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할 방침이다. 파스타는 지난해 기준 풀무원 중국 법인 식품 매출의 43%를 차지한다. 중국 젊은 층을 중심으로 파스타 수요가 증가세라 지속적인 고성장이 기대된다.


풀무원은 아시아 시장을 넘어 미국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약 400억원을 들여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두부생산기지인 플러튼 공장을 증설·가동했고, 내년 중에는 메사추세츠주의 아이어 공장의 두부 생산라인을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식품업계 해외 공장 증설 바람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대상은 폴란드에 김치 공장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원재료 수급의 용이성, 인근 국가로의 접근성 등의 이유로 폴란드를 유럽 시장 개척의 전초기지로 결정했다.


유럽 전역을 잇는 물류거점으로 동·서유럽의 중심에 위치한 폴란드를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한 것이다. 대상은 폴란드 공장 설립으로 유럽 소비자 니즈에 맞춘 제품 생산 및 생산 인증을 획득하는 등 현지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대상은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지에 10개의 해외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폴란드 공장은 대상의 11번째 해외 공장이다. 해외 김치 생산 공장으로는 중국 연운항(롄윈강)과 미국 LA에 이어 세 번째다.


대상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폴란드 현지 기업과 합작 법인을 설립한 후 현지 기업의 생산 시설과 유통망을 활용해 종가 김치를 유럽 시장에 우선 공급하고 2024년 폴란드 신규 공장을 준공해 본격적으로 김치 생산량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라면업계 1위 농심도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제2공장의 준공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농심이 미국에 새 공장을 지은 것은 2005년 제1공장을 이후 17년 만이다. 제2공장은 2만6800㎡(약 8100평) 규모로 연간 라면 약 3억5000만개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제2공장은 중남미 진출에 유리한 곳에 자리한 만큼 농심은 멕시코 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농심의 미국 내 매출은 지난해 3억9500만 달러(약 5000억원)를 기록했다. 농심은 제2공장 준공을 계기로 2025년까지 미국 내 매출 8억 달러 돌파를 목표로 잡았다.


◇ 외식업계도 해외 확장 공략에 ‘속도’


국내 외식기업도 해외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bhc치킨도 미주와 싱가포르 등 해외 사업 진출 계획을 세우며 글로벌 사업에 뛰어들었다. bhc는 홍콩 사태 이후 운영을 잠정 중단했던 홍콩 직영점을 재오픈하고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 매장 추가 오픈을 검토 중이다.


제너시스BBQ 역시 매사추세츠주와 캘리포니아주에 지난달 신규 매장을 열며 미국 내 150개 지점 운영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100여 개였던 매장이 6개월 사이에 50% 이상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는 필리핀 마닐라에 1호점을 오픈하며 동남아 시장 확장에도 나섰다.


이처럼 최근 식품·외식 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린데는 이유가 있다. 국내 인구가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내수 시장이 더 팽창하기 어려운 데다, 식품 가격은 물가와 직결돼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탓이다. 노조이슈에 임금인상까지 악재도 수두룩 하다.


여기에 K콘텐츠 확산으로 기존 동남아 국가에서 인기를 끌던 K푸드가 북미, 유럽 등 소비 여력이 있는 문화권까지 선호되는 분위기까지 겹쳤다. 성장이 정체된 국내 시장보다는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기업의 장기적인 실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저출산을 비롯한 다양한 부정요소가 많아 한계가 큰 것과 달리 해외 시장은 향후 성장성이 크다”며 “특히 한류 열풍으로 인한 한식 세계화로 인해 글로벌 진출이 용이해졌다”고 설명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