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대리하는 박경수 변호사 "덮는 쪽으로 마음 정한 게 아니라 진실 밝히려는 것"
"전 남자친구, 전 여자친구에게 피해 주려는 의도로 제보…허위성 여부 인지했을 것"
"공익제보자 주장, 명예훼손 처벌 피해가려는 의도…공익성 운운, 방어수단일 뿐"
"'정권 흔들기 위해 입 다물어 달라' 요청하는 분들 있어…법적으로 유리하다 회유, 잘못된 주장"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이 김앤장 변호사들과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거짓말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첼리스트 A씨 측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묵비권을 행사해달라는 식의 요청을 받았지만 의혹을 더 키우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거절했다고 밝혔다.
A씨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지름길 박경수 변호사는 25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고, "A씨가 덮는 쪽으로 마음을 정한 것"이라는 더탐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덮는 게 아니라 진실을 밝히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전 남자친구가 악의성을 가지고 전 여자친구인 A씨에게 피해를 주려는 의도로 통화내용을 제보했다고 본다"고 주장하고, "전 남자친구가 트위터에 올린 내용을 보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허위성 여부를 인식하고 있었고, 그 전부터 A씨가 바람을 피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계속해왔기 때문에 허위성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전 남자친구가 공익제보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대통령과 장관이 설령 술을 먹었다고 한들, 공익성과 어떤 관련이 있느냐"라고 반문하고 "전 남자친구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공익제보자를 주장하고 있다. 공익성을 가지고 한 것이라는 얘기를 함으로써 명예훼손죄와 같은 처벌을 피해가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월 19~20일 윤석열 대통령 및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30여명과 청담동 고급바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하고도, 당초 해당 자리에 동석했다고 알려졌던 여성 첼리스트 A씨 측에 사실관계 여부를 확인하는 연락을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데일리안과 박경수 변호사의 일문일답.
-첼리스트 A씨는 지금 어떤 상황인가.
"생계 수단인 공연이 다 끊긴 상황에 처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신적으로도 매일 힘들어 하고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상태에서 A씨는 전 남자친구의 집에 동거를 하며 전 남자친구에게 경제적·정서적으로 많이 의지했던 관계다. 전 남자친구와의 사적 심야 대화 내용이 사회적으로 너무 큰 이슈가 되면서 '본인에게 어떤 위해가 되지 않을까' 당혹스러워 하고 있는 상황이다.
-A씨가 거짓말인 사실을 직접 인정했나
"맞다"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장관은 술자리에 없었던 것이 확인이 됐나.
"위치 정보를 통해 다 확인이 됐다. 청담동 술집이 XX이라는 곳이었는데 그곳에 사장님도 있고, 밴드 마스터도 있다. 그 분들 참고인 조사도 다 이뤄졌고, 윤 대통령이나 한 법무부 장관은 해당 자리에 없었다는 것이 다 확인이 됐다. 그 (술집) 구조도 홀 형식으로 돼 있어 방이 2개가 있다. 대통령이 있었다면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는 구조다."
-이런 거짓말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전 남자친구가 교제 중일 때 A씨에게 욕설이나 손찌검 등 폭행을 행사한 일이 있었다. 당일에도 귀가가 늦는다고 의심을 했던 상황인데 이를 모면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거짓말을 했던 것이라고 한다."
-심야 술자리와 관련한 사실 여부를 왜 이렇게 늦게 밝히게 됐나.
"아무래도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리다 보면 '자살 당했다'는 이야기들도 많지 않나. 그런 것들을 걱정하고 고민하는 것이었다. 21일 처음 의뢰인을 만났는데, 서초경찰서에서 자택 압수수색을 했는데 겁이 난다고 얘기를 했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정치적으로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면 어쩌나 하는 등의 걱정을 하고 있었다. 오히려 본인이 입을 다물고 있으면 의혹만 더 커지고 본인이 더 다칠 수 있으니 그대로 얘기 해달라고 해 사실을 듣게 됐다."
-더탐사는 결국 첼리스트 A씨가 덮는 쪽으로 마음을 정한 것이라고 말하는데.
"덮는 게 아니라 진실을 밝히고 앞으로 걸어 나오려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 그게 아닌 건 관련자들의 참고인 조사나 휴대폰 위치 추적 정보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다 밝혀졌다. 그쪽(더탐사)에서는 의혹 자체를 덮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저에게도 민주당 지지자라는 분이 연락이 오셔서 그 쪽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 사안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해 달라는 식의 연락이 오고 있다. 아예 사실을 밝히지 말라는 연락도 온다. 그런데 그건 A씨의 의혹을 더 키우는 결과가 되고 결과적으로 A씨가 다칠 수 있는 부분이라서 거절하고 있는 그대로 밝히겠다고 하고 있다."
-A씨가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협박을 받는 경우도 있었나.
"정권을 좀 흔들기 위해 입을 다물어달라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그게 본인한테 유리하다, 법적으로도 이익이 된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시는 분이 있는 것 같다. 명백히 잘못된 주장이다."
-더탐사에서 신상을 특정할 정보를 많이 밝혔는데.
"더탐사 측에서는 분명 당사자로부터 사실 확인이 안 된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당사자가 한 이야기라고 주장하면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이 경우 법적인 대응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더탐사는 A씨로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 동석 사실 여부를 확인했나.
"더탐사 기자가 10월 20일 연락 왔을 때, A씨는 전 남자친구의 이야기와 관련해 전혀 얘기하고 싶지 않고 전 남자친구 이야기도 듣지 말라고 얘기를 했다. 전화하지 말라고 전화를 끊은 뒤 한 번 더 연락이 와 연락하지 말라고 하며 또 연락을 끊었고, 그 다음 카카오톡이 계속 와서 할 얘기가 없다고 차단을 시켰다고 한다."
-전 남자친구 얘기를 듣지 말라고 한 이유는.
"7월 20일께 전 남자친구가 A씨를 집에서 쫓아냈다. 이미 결별한 상태로 좋지 않게 헤어진 상태였다. 가지고 있던 짐들을 반환해달라는 등 서로 감정이 매우 좋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전 남자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그게 사실이냐고 물어보는 것들에 대응을 하기 싫어서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더탐사 기자에게도 사실관계 확인도 안 된 것을 신빙성 없는 사람 말만 듣고 그렇게 하지 말라고 얘기를 했다고 한다."
-김의겸 의원 측에서는 폭로 전후로 연락이 왔나.
"없었다. 김의겸 의원과는 전혀 연락을 주고 받은 게 없었다고 한다"
-전 남자친구 상대로 데이트폭력과 관련해 법적 대응할 건가.
"휴대폰에 전 남자친구의 욕설이나 폭력적인 언어 등 증거들이 있다. 그런데 지금 압수가 돼 있는 상황이다. 포렌식을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모두가 일종의 데이트폭력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고, 악의성을 가지고 전 여자친구에게 피해를 주려는 의도로 통화내용을 제보했다고 보는 것인가.
"그렇게 보고 있다. 전 남자친구가 트위터에 올린 내용을 보면 통화내용에 담긴 말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허위성 여부를 인식하고 있었고, 그 전부터 A씨가 바람을 피는 건 아닌가 그런 의심을 계속 해왔기 때문에 허위성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 남자친구는 계속 공익신고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과 장관이 설령 술을 먹었다고 한들, 공익성과 어떤 관련이 있나. 전 남자친구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공익제보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같다. 공익성을 가지고 한 것이라고 얘기를 함으로써 명예훼손죄와 같은 처벌을 피해가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