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군 복무 중 휴가 미복귀 사건 무마 의혹
2020년 자유한국당 고발로 수사 착수, '혐의없음' 불기소…최근 재항고, 대검서 재수사 명령
법조계 "앞선 검찰수사, 불기소 결론 내놓고 꿰맞추기식으로 이뤄졌을 가능성…부실수사"
"고등검찰청 항고 사건 가운데 재수사 기소 비율 10%…대검 명령해도 10~20% 정도"
검찰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서 모 씨의 군 복무 시절 '특혜 휴가 의혹' 재수사에 착수했다. 법조계에서는 대검이 재수사를 명령한 것은 앞선 검찰 수사가 부실하고 미진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의미라면서, 재수사 결과는 다르게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검찰의 재수사가 '정석대로' 진행되려면 추 전 장관을 소환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지난 25일 서울동부지검에 추 전 장관과 아들 서 씨, 추 전 장관 보좌관 등을 불기소처분한 사건에 재기수사 명령을 내렸다. 재기수사 명령은 항고나 재항고를 받은 상급 검찰청이 수사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하면 재수사를 지시하는 절차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20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서 씨가 군 복무 중이던 2017년 휴가를 나왔다가 복귀하지 않은 것에 추 전 장관이 외압을 행사해 사건을 무마한 의혹이 있다며 추 전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군무이탈 방조 등 혐의로 검찰 고발하며 불거졌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동부지검은 2020년 9월 추 전 장관과 서 씨, 전 보좌관 A씨, 부대 지역대장 B씨 등 4명을 모두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구두로 휴가 연장이 승인됐고, 이후 행정조치가 누락돼 혼선이 있었던 것뿐이라는 판단이었다.
이후 자유한국당은 2020년 10월 항고장을 제출했고 이 항고는 2022년 6월 서울고검에서 기각됐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의 재항고에서 대검이 재기수사 명령을 내리며 현재 사건은 동부지검 형사3부에 배당된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재수사 소식이 전해지자 앞선 검찰 수사가 '불기소'라는 결론을 미리 내놓고 꿰맞추기식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정 변호사(변호사 김소정 법률사무소)는 "(고발된 시점부터) 8개월 만에 관련인이 전부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은 (수사가) 엄청 빠르게 진행된 것"이라며 "그냥 불기소(라는 결과를) 딱 꿰맞춰 놓고 결론만 낸 것 같다. 증거가 부족하다고 해서 마무리한 것은 부실 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재항고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흔치 않다. 대부분 다 기각된다"며 "그런데 받아들였다는 건 대검이 수사가 미진했다는 걸 어느 정도 인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재수사는 앞선 수사와 결과가 다르게 나오겠지만, 수사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김 변호사는 "시간이 많이 흘러 보완 조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기존에 나온 내용만으로는 재수사해도 뒤집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제하고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은 추 전 장관이 그때는 여당 대표였고,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부에서 유의미한 인적·물적 증거가 새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수사는 완전히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검찰은 추가적인 증거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 역시 "재수사 후 결론이 동일해도 상관없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재기수사 명령을 내리면 앞선 판단이 잘못됐다는 취지"라고 꼬집었다.
이어 "아마 (재수사 결과가) 대검이 내린 재기수사 명령 취지와 비슷하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 꼭 (앞선 수사) 결론이 잘못됐다, 이런 건 아니겠지만 참고인이나 피의자, 추미애 장관 등에 대한 조사가 덜 됐을 수도 있다"며 "사실 정석대로 수사하면 추 전 장관을 조사해서 사실관계를 확인해봐야 한다. 그게 안 됐거나 불충분한 것 같다. 지금 분위기로는 앞선 수사와 결론이 동일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검찰 출신 조주태 변호사는 "고등검찰청 항고 사건 중 (재수사를 통해) 기소되는 비율은 10%도 채 안 된다"며 "(대검찰청에서 재기수사를 명령해도) 기소되는 건 10~20% 정도 될 것이다. 통계상으로 비율은 그렇게 높지 않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