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노쇼' 논란을 빚어 한국 팬들에게 공분을 샀던 포르투갈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소속)가 온라인상에서 극진한 대접받고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에 숨은 공신으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0시(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서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호날두는 골 욕심만 부리고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SBS 박지성 해설위원도 "호날두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를 위해)더 오래 그라운드에서 뛰어주길 바란다"고 말했을 정도다.
호날두는 수비에서는 본의 아니게 한국에 도움을 줬다. 포르투갈이 1-0 앞선 전반 25분. 이강인 코너킥이 박스에 서있던 호날두 등에 맞고 골문 앞에 있던 김영권 앞으로 흘렀고, 이를 놓치지 않은 김영권이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켰다. 호날두 입장에서는 자신의 몸에 맞으면서 동점골의 빌미를 제공(등+어시스트)한 꼴이 된 것.
누리꾼들은 호날두의 '등시스트'가 한국의 16강 진출에 이바지했다면서 다양한 밈(meme‧인터넷 공간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호날두의 공을 인정한다며 '주민등록증' '국가유공자증' 등을 합성해 만들었다.
지난 2019년 호날두는 유벤투스 소속으로 한국을 찾았지만 K리그 올스타와의 경기에서 단 1분도 출전하지 않아 큰 비난을 받았다. 이 때 이후로 '날강도'와 '호날두'의 합성한 신조어 '날강두'라는 별명을 얻게 된 호날두는 이 날 '한반두'로 바뀌기도 했다. 한반'도'와 호날'두'를 결합한 신조어다.
한 트위터 유저는 "어이 한국… 노쇼의 빚은 갚았다"라며 호날두가 흐뭇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한 누리꾼은 "호날두한테 둔촌 주공 특공줘라"라며 경제적 혜택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부진했던 호날두는 후반 20분 교체됐다. 그는 교체 과정에서도 문제를 일으켰다. 천천히 걸어 나가는 호날두에게 조규성이 "빨리 나가달라"고 말하자 이때 호날두는 욕설을 뱉었다. 조규성은 경기 후 당시 상황을 전하며 "호날두는 날강두"라는 농담 섞인 인터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