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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심 100%' 전대룰 개정 후폭풍…'유승민 출마' 현실화할까


입력 2022.12.25 00:17 수정 2022.12.25 00:18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劉, '전대 룰' 개정 직후 '중꺾마' 메시지 올려

윤상현 "전대 룰 개정, 죽은 劉 다시 살린 것"

당내서도 "劉, 잃을 것 없다"며 출마 가능성↑

"劉, 당선 어렵다"며 '당권 출마 부정' 의견도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이 차기 전당대회 룰을 '당원투표 100%'로 개정하기로 결정하면서, 유승민 전 의원이 차기 당권에 실제로 도전할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유 전 의원이 직접 "전대 룰 개정은 외려 제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것"이라고 발언한만큼, 당내서도 '잃을 게 없어진' 유 전 의원의 당권 도전이 현실화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당내에선 유 전 의원이 현실적으로 차기 당 대표 당선이 어렵다는 사실이 분명한 만큼 당권 도전이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다수 등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내년 3월로 예정된 전대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당원투표 100%로 선출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2004년 한나라당 시절 당대표 경선에 여론조사가 도입된 이후 18년 만에 룰이 바뀐 것이다. 또 전국위는 이번 개정안에 결선투표를 도입하는 내용도 포함하면서 보수 정당 최초로 당대표 선거에 결선투표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전대 룰 개정이 확정되자마자 정치권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유 전 의원이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메시지였다. 유 전 의원은 e스포츠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의 2022 월드 챔피언십의 주제곡 영상 중 '저들이 틀렸다는 걸 매일같이 증명해'라는 가사가 자막으로 적힌 한 장면을 캡쳐해 공유했다. 아울러 유 전 의원은 같은 게시글에 '#중꺾마' 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중꺾마'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의 줄임말이다.


이 같은 메시지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앞서 유 전 의원이 지난 22일 출연한 MBC라디오에서 전대 룰 개정과 관련해 "그건 외려 제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것"이라고 발언며 당권 도전 가능성을 한껏 높인 직후이기 때문이다. 유 전 의원은 당시 라디오에서 "(전대 룰 개정은) 유승민이 나와도 막겠다는 메시지임은 분명하다"며 "저는 국민의힘 안에서 개혁하는데 많은 관심이 있다. 대표가 돼서 이 당을 정말 변화·혁신시킬 수 있느냐 그런 소명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유 전 의원이 이번 전대 룰 개정으로 인해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차기 당권주자인 한 명인 윤상현 의원은 지난 23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전대 룰 개정은) 죽은 유승민을 다시 살려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의원은 유 전 의원이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 경기지사 경선에서 패배한 사실을 언급하며 "압도적으로 지고도 자기(유 전 의원)는 '자꾸 룰에 의해서 친윤계로부터 압박을 받는다' '피해자다' 이런 식으로 계속 프레임을 만들고 그 프레임에 당 지도부가 빠져버린 것"이라며 "7대 3 룰을 그냥 뒀어도 어차피 안 될 분인데 당 지도부가 어떤 특정인을 배제하려는 듯한 식으로 얘기를 해서 유 전 의원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유 전 의원은 대권을 노리는 주자인 만큼 지금 당장의 정치적인 성과들보단 국민들에게 잊히지 않게 이름이 계속 거론되는 게 중요하다"며 "만약 전대에 출마했다가 패배해도 친윤계에서 밀렸다는 피해자 프레임을 갖고 갈 수 있고 명성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전대 룰 개정으로 유 전 의원에게는 '잃을 게 없는 판'이 깔린 것 같다"고 말하며 유 전 의원의 전대 도전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윤두현 전국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이 23일 국회에서 '당원투표 100%'와 '결선 투표제',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등의 내용이 담긴 당헌 개정안을 심의하기 위해 열린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에서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하지만 당내에선 전대 룰 변경에 대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 전 의원의 당권 도전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유 전 의원은 전체 국민에서는 36.9%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26.5%)과 안철수 의원(15.3%)에 이어 13.6%로 3위에 위치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차기 당권주자 중 한 명인 김기현 의원은 지난 21일 유 전 의원을 겨냥해 "대통령 임기 초반에 대통령과 각을 세워 얻은 지지가 곧 자신에 대한 지지율이라는 생각은 미몽일 뿐"이라며 "우리 당의 대표가 되려면 사사건건 우리 당 발목을 잡는 야당의 지지가 아니라, 지난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목숨 걸고 헌신한 우리 당원들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언제까지 내부 비판에 자신의 재능과 에너지를 다 쏟아 붓겠느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전당대회도 어쨌든 선거는 선거다. 어떤 선거라도 지게 되면 한 정치인의 정치생명엔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유 전 의원도 정치경력이 상당하니 잘 판단하겠지만, 당심 확보가 어려울 게 뻔해 보이는 현재 상황에서 굳이 안 될 선거에 나가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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