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에게 고기 얻어 먹고 다짜고짜 빰 맞았다"…이번주 검찰 송치

경찰, 최근 1년 동안 연락한 주변인 380여 명 거의 대부분 조사

추가 피해 의심 정황 없어…일면식 없던 피해자 있을 수 있어 과거 행적 샅샅이 확인

이기영 "사람 죽여봤냐, 100억 주면 사람 죽일 수 있냐…나도 중졸이라 공감된다"

이기영, 음주운전 등 전과4범…경찰, 범행 고의성 추가 입증에 주력

전 여자친구·택시 기사 살해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 경기북부경찰청

경찰이 동거하던 여자친구와 택시 기사를 잇달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의 추가 범행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년 동안 이기영과 연락한 주변인 380여 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대부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1년 동안 이기영과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380여 명 중 95%가량과 연락이 닿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락이 닿지 않은 10여 명은 통신사 문제 등으로 확인이 늦어지는 상황이다. 추가 피해를 의심할 만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택시 기사처럼 평소 일면식도 없던 피해자가 있을 수도 있고, 이기영이 검거 당일에도 처음 보는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시비가 붙었던 사실이 알려진 만큼 경찰은 그의 과거 행적을 샅샅이 살펴보고 있다.

이기영이 검거된 지난해 12월 25일 새벽 고양시 한 번화가에서 이기영의 제안을 받고 술자리를 가졌던 A씨는 "포차에서 일행들과 술을 마시고 있는데 이기영이 갑자기 고기를 사준다며 합석을 제안했다"며 "자리를 옮겨 같이 고기를 먹고 나서 밖으로 나왔는데, 다짜고짜 이기영이 뺨을 때려서 맞았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털어놓기도 했다.

결국 두 사람은 몸싸움을 벌였다. 이기영은 이날 오전 근처 병원에서 상처 치료를 받던 중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당시에는 농담이라고 생각해서 넘어갔는데 (이기영이) '사람 죽여봤냐', '100억 주면 사람 죽일 수 있냐'고 했다"며 "제 후배에게 '나도 중졸이라 너한테 공감이 되니, 너는 내가 먹여 살려 주겠다'는 식의 이야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기영은 A씨에게도 자신이 건물주라는 말을 하며 재력을 과시했다고 한다. 이는 이기영 관련 목격담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부분이다.

이기영에게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지 분석 중인 경찰은 주말 사이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면담을 마쳤다. 경찰은 면담 결과와 함께 과거 범죄 이력, 유년기 경험 등을 종합 분석해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최종 검사 결과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영은 음주운전 등 전과 4범으로, 약 1년 전 출소했다. 다만 살인 등 강력범죄 전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속 기한이 만료되는 이번 주 중으로 범행 고의성 등을 추가 입증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현재 이기영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사체 은닉·절도·사기·여신전문금융법 위반 등이다.

이기영은 지난해 8월 7~8일 사이 파주시 집에서 동거하던 전 여자친구 A씨를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 변에 내다 버린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해 12월 20일 오후 11시쯤 집에서 60대 택시 기사 B씨를 둔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도 있다.

그는 범행 직후 피해자들의 신용카드·휴대전화를 이용해 돈을 쓰거나 대출을 받는 등의 혐의도 받는다. 피해자 2명에게서 편취한 금액은 7000여 만원으로 추산된다.

이기영 체포일로부터 원래 구속 기한인 열흘이 만료되는 시점은 오는 3일이다. 그러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 등으로 수사가 진행되지 못한 경우 전체 시한에서 제외할 수 있다. 경찰은 4~5일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것으로 보인다.

이기영이 검찰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포토라인 등을 통해 취재진 앞에 얼굴을 드러낼지도 관심사다.

그동안 흉악범 신상정보로 공개된 증명사진이 실물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경찰은 이송 과정에서 이기영의 실물이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는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