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법원 '기사회생' 경험 바탕?
"어차피 답 정해져…기소할 게 명백
조사 과정서도 그런 점들이 느껴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시간 40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기소를 각오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에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걸려 정치생명이 경각에 달렸다가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으로 극적으로 살아났듯이, 법정싸움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10일 저녁 수원지검 성남지청을 뒤로 하고 나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충실하게 설명할 것은 설명했지만 어차피 답은 정해졌더라"며 "기소할 것이 명백하고 조사 과정에서도 그런 점들이 많이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오늘 제시된 여러 자료들을 봐도 내가 납득할만한 것은 없었던 것 같다"며 "결국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과정에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정치인은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 확정 판결이 나오면 직을 잃을 뿐더러 피선거권이 박탈되기 때문에 지난해 대선 출마를 노리던 이 대표에게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항소심에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았던 이재명 대표는 상고심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7대5로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으면서 기사회생,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해 이낙연 전 대표를 꺾고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될 수 있었다. 이 때의 경험을 바탕 삼아 무혐의·증거불충분 등으로 불기소 결정을 기대하기보다는 검찰의 기소를 각오하고 법원에서 다퉈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11시간 40분에 걸친 조사를 받고나온 이 대표는 성남지청 문밖에 도열해 있던 박홍근 원내대표, 김성환 정책위의장, 정청래 최고위원, 조정식 사무총장, 김태년 의원 등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특히 이 중 자신과 함께 당의 '투톱'이자 원내사령탑인 박 원내대표와는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손을 맞잡으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재명 대표는 "늦은 시간까지 기다려준, 함께 해준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1일 오전 인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시작으로 인천신항과 모래내시장 등에서 경청투어, 이후 인천에서 국민보고회를 갖는 등 정상적인 당무에 바로 복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