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현장최고위·민생투어…尹정부 공세 수위 높여
'분쇄' '폭정' 등 공격적 단어 사용하며 지지층 결집 호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에서 정부·여당에 맞선 여론전을 펼쳤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피의자로 검찰에 출석해 약 12시간의 고강도 조사를 받은 직후다. 이 대표는 '분쇄' '폭정' 등 다소 공격적인 단어를 사용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검찰 수사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인천시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정치검찰에 맞서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고 왔다"며 "주권자를 위한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둔갑시키려는 검찰 정권의 폭력적인 왜곡·조작 시도에 앞으로도 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당하고 의연하게 저들의 야당·민주주의 파괴 시도를 분쇄하겠다. 검찰이 어떤 모략과 날조를 해도 결국 국민과 역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역사의 전진을 믿으면서 정부가 포기하다시피 하는 민생 위기 극복에 전념하고 정권의 폭정과 무도함에 국민과 함께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을 향해서는 "대한민국 국가 존립기반이 위협받고 있다. 그런데도 국정 최고 사령탑인 대통령실은 만사 제쳐놓고 당권주자 줄세우기, 권력장악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대통령실은 당권싸움에서 손 떼고 민생과 안보를 챙기는 데 주력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같은 날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을 찾아서도 "없는 사건을 만들어서 정적 제거를 하라고 권력을 줬느냐, 있는 죄를 자기편이라고 덮으라고 권한을 줬느냐. 사적 복수를 위해 공적 권한을 사용하면 도둑이지 공무원인가"라며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대표는 특히 몰려든 시장 상인과 시민들을 향해 "이재명을 지키고 싶으냐"고 물은 뒤 "여러분을 지켜달라. 여러분을 지키는 것이 이재명을 지키는 법이기도 하다. 꺾이지 않고, 굴하지 않고 반드시 싸워 이길 뿐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태도는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 경찰이 이미 2년 전 무혐의로 결론 낸 바 있는 만큼 걸림돌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그는 지역구인 계양구에서 가진 '국민보고회'에서도 대여(對與) 비판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 대표는 "국민이 맡긴 권한으로 사적 이익을 챙기고 내편은 무죄요, 네편은 유죄다, 내편은 언제나 존중받고 따뜻한 자리를 차지하지만 네편은 반대로 내버리고 얼마든지 제거할 수 있는 적이다 이렇게 여기면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가 힘들게 만들어온 한반도 평화와 경제 성장과 발전 그리고 이 민주주의가 다시 과거의 군사정권 시대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면서 "많이 참았고 많이 협조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이제 더이상 참을 수 없다. 인내 임계점을 넘어섰으니 싸워야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의 이러한 기조는 12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리는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는 윤석열 정권 실정론을 내세우는 한편 제1야당으로서 민생 문제 해결에 주도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사법 리스크' 대응 등에 관한 질의 응답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