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귀국 앞두고 KBS 인터뷰…회삿돈 유용 의혹 부인
"회삿돈 10원도 준 것 없다…내 개인 돈을 준거라 회삿돈 날린 것 하나도 없다"
"회사에 피해준 것 없어…검찰에 가서 해명할 것은 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질 것"
"수사 환경, 가족들의 환경 안 좋아서 빨리 들어가려 해"…자진 귀국 이유 밝혀
8개월 간의 도피 생활을 하다가 검거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난 적도 없다"며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북한에 거액의 돈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회삿돈이 아니라 '개인돈'을 준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KBS 보도에 따르면 태국에서 귀국을 앞둔 김 전 회장은 이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만날 만한 계기도 없고, 만날 만한 이유도 없다"며 "그 사람을 왜 만나느냐"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초토화됐다"며 전화 통화도 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 중이던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쌍방울 그룹의 전환사채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가 대납됐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김 전 회장은 대북 송금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중국) 단둥, 선양에 한국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하려고 많이 나가 있었다"며 "회삿돈은 10원도 준 게 없고 내 개인 돈을 준 거니까 회삿돈 날린 것은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회사에 피해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검찰에 가서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대북 송금 의혹은 쌍방울이 2019년을 전후로 임직원 수십 명을 동원해 640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72억 원)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뒤 북측에 건넸다는 의혹이다.
김 전 회장은 또 자진 귀국을 결심한 이유로 "수사환경이나 가족들의 환경이 너무 안 좋아서 빨리 들어가서 사실대로 밝히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현재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그는 쌍방울 그룹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뇌물공여 ▲증거인멸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말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같은 해 7월 말 태국에 입국해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지난 10일 양선길 회장과 태국 빠툼타니 소재 한 골프장에서 현지 검거팀에 의해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