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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적 각오 부족"…북한, 미진한 경제성과 '정신력' 탓해


입력 2023.01.19 11:21 수정 2023.01.19 14:57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경제 간부들, 예산 수입 관련

당 방침 철저히 관철하지 못해

일부 단위서 납부계획 미달"

북한이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우리의 정기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지난해 경제 성과 부족 원인으로 "사상적 각오 부족"을 언급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우리의 정기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지난해 경제 성과 부족 원인으로 "사상적 각오 부족"을 언급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국경봉쇄와 대북제재 영향 등으로 외부 자원 유입이 어려운 '구조 개선' 필요성은 외면한 채 정신력 강화를 거듭 주문한 모양새다.


1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8차회의를 개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불참한 가운데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이기도 한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개회사를 진행했다.


본격적인 회의에 앞서 당 중앙위원회 위임에 따라 박인철 최고인민회의 의장, 맹경일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보선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021년부터 의장직이 공석이었다"며 "공석 의장 보선으로 회의를 주재하게 해 최고인민회의 의장단 운영을 정상화한 측면이 있다. 부의장에 대해선 평가할 만한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우리의 정기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고정범 재정상이 보고자로 나서 발언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박 의장 사회로 진행된 회의에선 △2022년 사업 정형과 2023년 과업 △2022년 국가 예산집행 결산과 2023년 국가예산 △평양문화어보호법 채택 △중앙검찰소의 2022년 사업정형 △조직문제 등 총 5가지 의정을 상정해 처리했다.


특히 예산 관련 의정에 대한 보고를 맡은 고정범 재정상은 "경제부문 일꾼(간부)들 속에서 국가 예산수입 계획을 순별, 월별, 분기별로 무조건 수행할 데 대한 당의 정책적 요구를 철저히 관철하지 못한 데로부터 일부 단위들에서 국가 납부계획을 미달했다"고 꼬집었다.


고 재정상은 "일부 성, 중앙기관들에서 국가 예산수입의 기본원천인 국가기업이득금을 최대로 늘일 데 대한 당의 방침을 철저히 관철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국가 예산집행 과정에 나타난 결함들의 원인은 경제지도 일꾼(간부)들이 국가적인 입장에서 과학적인 타산 밑에 자기 단위의 새로운 발전 국면을 열어나가겠다는 사상적 각오가 부족한 데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 제8차 노동당대회 등을 계기로 김정은 위원장이 자립경제 구축을 거듭 강조해온 상황에서, 내부 역량만으로 성과를 쥐어짜다 보니 이렇다 할 대안 없이 정신력만 강조하는 흐름이 수년째 이어지는 모양새다.


한편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예산을 통해 뒷받침할 주요 사업으로 △방위력 강화 △경제발전 △인민생활 향상을 제시했다.


국방 예산은 전체 예산 지출 규모의 15.9%를 차지해 지난해와 같은 규모로 파악됐다. 다만 전체 예산 지출 규모가 지난해보다 확대 편성(101.7%)돼 실질적 투입액은 작년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연말 개최된 당 전원회의를 통해 새해 주요 계획으로 국방력 강화 의지를 천명한 만큼, 올해도 신무기 도입을 명분 삼은 각종 도발이 잇따를 전망이다.


고 재정상은 "위대한 당의 현명한 영도가 있고 자립적 민족경제의 튼튼한 토대가 있기에 (지난해 말 개최된) 당 전원회의 결정 관철을 위한 투쟁에서 또다시 승리할 수 있다는 혁명적 신념과 낙관을 지니고 올해 국가예산을 어김없이 집행해 나라의 방위력 강화와 경제발전,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사업을 재정적으로 안받침(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최고인민회의 평가와 관련해 통상적 업무 범위 내에서 내각의 사업 평가 (및) 계획, 국가 예산 결산, 법령 제정 등을 논의했다"며 "당 전원회의 결정사항 관철을 위해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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