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저출생인구위기대책委
3일에는 교육특별委 출범식 참석
'33쪽 분량' 진술서 공개, 대책위
논평으로 尹대통령·檢, 강력 비판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고강도 조사를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지층 결집을 위한 민생 행보와 여론전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윤석열 정권과 검찰에 대한 비판 수위도 한층 끌어올려 자신에게 불거진 사법리스크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부장검사 엄희준·강백신)에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배임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오전 10시 30분께 출석한 이 대표는 오후 9시까지 10시간 30여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받고, 이후 조서를 열람한 뒤 오후 10시 53분께 청사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총 12시간30분의 고강도 조사를 마무리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대표는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의 검찰 답게 역시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었다는 느낌이 든다"며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소를 목표로 조작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굳이 추가소환을 하기 위해서 시간을 끌고 했던 질문을 또 하고 제시한 자료를 또 제시하고 질문을 지연하는 이런 행위야말로 국가권력을 사유화하는 아주 잘못된 행동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제게 주어진 소명에 더욱 충실하고 굳건하게 싸워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 위례·대장동 개발 사업의 최종 결정권자로서, 화천대유자산관리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주고 이익을 얻게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민간업자들이 이 같은 특혜를 통해 대장동 사업에서 7886억원, 위례신도시 사업에서 211억원 등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전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의 폭압에 맞서 당당히 싸울 것"이라고 강조한 이 대표는 29일 특별한 공개 일정 없이 휴식한 뒤 오는 30일부터 대표 취임 후 줄곧 강조하던 민생 행보에 집중할 예정이다.
우선 이 대표는 30일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오후에는 의원총회와 본회의 등에 참석한다. 다음달 2일에는 초저출생 인구위기 대책위원회 출범식에, 다음날인 3일에는 교육특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주요 민생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내놓을 방침이다.
아울러 다음달 2일부터 2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만큼 계속 주요 민생 법안 처리에 대한 의지도 드러낸 이 대표가 쟁점 법안에 대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7일 전북 익산시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농업 문제는 국가안보와 식량주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은 신속히 양곡관리법을 매듭짓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한 여론전도 이미 시작되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전날 오후 1시쯤 33쪽 분량의 서면 진술서와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별도 서문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것을 두고 이미 대국민 여론전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해당 진술서에서 대장동 사업은 민간 개발을 막아 이익의 일부를 성남시민의 몫으로 환수한 성과라며, 민간업자들이 얻은 수천억대 이익은 예상할 수 없었던 부동산 경기 활황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도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 대표의 전날 소환조사에 대해 "검찰은 처음부터 끝까지 편파·불공정 수사, 인권침해·망신주기 갑질 수사로 일관했다"며 "검찰 조사를 통해 다시 한번 검찰이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음이 명백해졌다"고 비판하며 여론전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전날 이 대표 측에서 지적했던 시간끌기, 언론을 통한 피의사실공표 등을 언급한 대책위는 "지연작전을 통해 수사대상자를 망신 주기하는 수사 행태가 얼마나 일상화되었으면 아무런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대책위는 검찰의 무도한 인권침해 행태를 하나하나 낱낱이 국민 앞에 밝히겠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검찰의 정적제거용 조작 수사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