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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러시아 → 중국 → 한국? 결국 '무산'…저니맨 빅토르 안[뉴스속인물]


입력 2023.01.30 16:33 수정 2023.01.30 16:39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뉴시스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의 국내 복귀 가 결국 무산됐다. 경기도 성남시청 직장운동부 빙상팀 코치에 지원했지만 최종 후보에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12년 전 한국을 떠나 러시아로 귀화했던 빅토르 안. 이 과정에서 한국 쇼트트랙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랫던 그가 12년 만에 한국 복귀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귀화 이후에도 여러 논란을 일으켰던 그가 또 한 번 빙상계에 소용돌이를 일으키면서, 빅토르 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뉴시스

30일 빙상계에 따르면 빅토르 안은 경기도 성남시청 직장운동부 빙상팀 코치직 채용 최종 후보에 들지 못했다.


이번 코치직 선발에는 빅토르 안을 비롯해 총 7명이 이력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를 가렸고, 빅토르 안은 이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시는 기술적인 역량 외에도 소통 능력, 리더십 등 능력을 포괄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빅토르 안을 향한 여론도 평가에 반영됐다.


빅토르 안의 국내 복귀를 두고 빙상계 안팎에서는 반대 여론이 컸다. 한국 쇼트트랙을 강하게 비판하며 러시아로 떠났던 선수의 국내 복귀였던 만큼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했다.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에서 중국 대표팀 코치를 맡았던 점에서 한국 쇼트트랙의 앞길을 막았다는 의견도 다수 제기됐다.


이같은 여론을 의식한 걸까. 앞서 빅토르 안은 지난 12일 성남시청 면접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에게 "현 단계에서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 추후 (이번 모집) 절차가 마무리되고,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짧은 답변을 남긴 바 있다.


빙상지도자연맹에서도 그의 복귀에 강한 비판을 가했다. 연맹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러시아인 빅토르 안은 한국 국적을 버리고 러시아로 귀화했을 당시 매국 논란이 일자 '이중국적이 가능할 줄 알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중국적이 안 된다는 것을 미리 알고 돈을 일시불로 받아간 뒤 몰랐던 척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연맹은 "이 둘(빅토르 안과 김선태 전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은 징계와 논란으로 국내 지도자 활동이 어려워지자, 자숙하는 방식 대신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중국 대표팀을 맡는 선택을 했다"며 "직업 선택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직업 선택의 자유가 스포츠의 최우선 가치인 공정을 넘어설 순 없다"고 강조했다.


한때 '쇼트트랙 황제'로 불리며 국내 팬들에게 스포츠 영웅 대접을 받던 그의 국내 복귀 시도는 이렇게 끝이 났다.


ⓒ뉴시스

1985년생인 빅토르 안은 서울에서 태어나 명지중학교, 신목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체육대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17살의 나이로 태극 마크를 달았으며, 2022 솔트레이크 올림픽을 기점으로 세계 무대에서 얼굴을 알렸다. 2006 토리노 올림픽에서 한국 스포츠사 최초의 올림픽 3관왕 역사를 쓰기도 했다. 여기에 동메달 하나까지 보태며 단일 대회 올림픽 메달 4개를 따낸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011년 소속팀이던 성남시청이 재정 문제로 빙상팀을 해체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그는 러시아로 귀화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당시 빅토르 안은 1억 8000만원의 연봉에 통역사까지 지원 받는 등 러시아로부터 특급대우를 받았다. 그는 "내 가슴에 어느 나라 국기가 달리든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운동에 집중하고 싶어서 내린 결정이기 때문"이라고 귀화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2014 소치 올림픽에서도 러시아 국가대표로 3관왕에 오르며 쇼트트랙 황제의 면모를 선보였다. 다만, 러시아 도핑 스캔들에 연루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엔 나서지 못했다.


이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 굵직한 기록을 남겼다. 중국 대표팀 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해 남자 1000m, 2000 혼성 계주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올림픽 이후 중국 대표팀은 빅토르 안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특히 중국계로 헝가리 쇼트트랙 간판스타로 활약해온 류 샤오린 산도르(28)-류 사오앙(25) 형제가 중국으로 귀화하면서 중국계 헝가리팀 여성 코치를 영입했고, 빅토르 안은 자리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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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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