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한 이해인(19·세화여고)은 ‘피겨여왕’ 김연아의 조언을 떠올렸다.
이해인은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자리에서 "(김)연아 언니가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전 조언을 해주셨다"며 "프로그램 처음부터 끝까지 힘이 넘치니 강약 조절을 더 잘하면 프로그램이 나아져 보일 것이라고 말해주셨다. 시선이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해주셨다. 연아 언니가 조언한 부분을 보완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해인은 지난 11일(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월드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여자 싱글 1위에 올랐다. 쇼트 프로그램(69.13점) 6위에 그쳤지만, 프리 스케이팅에서 합계 141.71점을 받아 총점 210.84점을 받으며 쇼트 1위 김예림(20·단국대)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해 이 대회 은메달에 만족했던 이해인은 마침내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귀국장에서 취재진 앞에 선 이해인은 금메달을 들고 "순위표 맨 위에 있는 내 이름을 보고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꿈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금메달을 깨물어 보지는 않았지만, 다른 메달보다 묵직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한국 여자 싱글 선수가 4대륙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9년 김연아 이후 14년 만이다. 이해인이 ISU가 주관하는 시니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이 대회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해인은 이번에는 정상에 올랐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선발전에서 탈락한 이해인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4대륙선수권 은메달에 이어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7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초반 그랑프리 1·3차 대회에서 모두 4위에 그쳐 메달을 수확하지 못했지만, 김연아의 조언 등을 듣고 단점을 보완한 끝에 4대륙선수권 정상에 등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