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컨설팅업체, 성남시에 연구보고서 3건 제출…'호텔 유치 필요' 내용 공통 포함
이재명, 호텔 개발 위해 '베지츠종합개발'과 협약…베지츠 대표, 컨설팅업체 소유자
"호텔 부지 30년 무상 임대, 계약 종료 후 베지츠가 땅 매입"…비공개 협약서 조항
호텔 부지 '자연녹지'→'일반상업' 용도 변경…같은 해 가족호텔업 사업계획 승인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추진했던 '정자동 호텔 개발'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해당 호텔이 필요하다며 성남시에 연구 용역서를 제출했던 민간 사업자가 현재 호텔 소유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 사업 필요성을 제안한 뒤 개발해 호텔 운영에 나선 것을 놓고, 당시 성남시가 인허가권을 활용해 특정 민간 사업자를 '밀어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공공기관 컨설팅업체 '피엠지플랜'은 2013년 4월~2014년 2월까지 성남시에 '가용 시유지 활용방안 연구용역' 등 연구 보고서 총 3건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의계약으로 발주된 이 보고서에는 '성남시 내 숙박시설이 부족해 호텔 유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공통으로 포함됐다고 한다.
특혜 의혹은 2015년 1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호텔 개발을 위해 '베지츠종합개발'과 협약을 체결한 뒤 불거졌다. 베지츠 대표 황모 씨와 김모 씨는 3건의 연구 보고서를 제출한 피엠지플랜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직접 서명한 비공개 협약서에는 "호텔 부지를 30년 무상 임대(이후 유상으로 변경)하고, 베지츠가 계약 종료 이후 땅을 매입한다"는 조항이 적혔다고 한다. 성남 시의회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자기가 제안하고 자기가 개발하는 방식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누구나 군침 흘리던 2만 5000평을 듣도 보도 못한 업체가 공짜로 쓰게 하려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남시는 베지츠를 사업자로 선정한 뒤 각종 인허가를 신속하게 처리했다고 한다. 2015년 9월 '자연녹지' 지역이던 부지가 '일반상업' 지역으로 용도 변경됐고, 같은 해 12월 가족호텔업 사업계획이 승인됐다. 용적률도 228.62%에서 353.72%로 125.1% 늘어났다. 성남시는 베지츠에 '외국인투자 촉진법'을 적용해 토지 임대료를 감면해 주는 등 편의를 제공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2019년 10월 열린 호텔 기공식에도 참석했다고 한다. 황 씨 등이 소유한 또 다른 업체 '유엠피' 사내이사에는 이 대표 측근 안태준 전 경기주택도시공사 부사장이 임명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황 씨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사이 친분이 특혜로 이어졌다고 의심한다.
[정정보도]
본보는 지난 2023년 02월 15일 ["성남시, 호텔 필요" 이재명에 제안한 부부, 호텔소유주 됐다] 보도에서 '힐튼' 브랜드를 적시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사업을 제안한 사람들을 '부부'로 특정하며 특혜를 받은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결과 "관계 법령에 근거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업을 수행한 것이지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이 밝혀져, 기사 내용과 지적 사항들을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