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페퍼저축은행과 홈경기 직후 은퇴에 대해 언급
높은 자리 있을 때 내려놓고 싶은 바람 드러내
숙원이자 마지막 과제인 V리그 우승 시 은퇴 가능성 높아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이 현역 은퇴를 고민 중이라고 밝혀 눈길을 모으고 있다.
김연경은 15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 홈경기 직후 항간에 떠도는 은퇴설에 대해 “아예 생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고민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구단과 얘기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한국 나이로 36살인 김연경지만 여전히 최정상급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16일 현재 그는 전체 득점 5위(국내 선수 1위), 공격성공률 1위에 올라 있다. 은퇴하기는 다소 아쉬운 기량으로 V리그에서 향후 2~3년 정도는 거뜬해 보인다.
한국 여자배구의 보물이기도 한 김연경은 선수로서 어느 정도 이룰 것은 다 이뤘다.
2005-06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한 뒤 팀에 여러 번 우승을 안겼고, 일본 JT 마블러스와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등 해외리그에 진출해서도 여러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또한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서는 2012 런던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에서 두 차례 4강을 이끌었다. 여기에 올 시즌에는 그간 인연이 없었던 V리그 올스타전에서도 생애 첫 MVP를 차지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V리그에서는 올 시즌을 마치고 첫 FA 자격을 얻는 김연경의 향후 거취는 벌써부터 배구계의 최대 관심사다.
항간에는 올해 초 석연치 않은 이유로 권순찬 감독을 경질한 구단의 처사에 실망감을 드러낸 김연경이 올 시즌을 끝으로 흥국생명을 떠날 것이 유력하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올 시즌 전부터 김연경 영입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었다. 이로 인해 올 시즌을 마치고 김연경이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여자배구 발전을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김연경은 가장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내려놓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은퇴의 전제조건은 올 시즌 흥국생명의 우승이 될 전망이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수도 없이 많은 우승을 차지했던 김연경이지만 V리그 우승은 2008-09시즌이 마지막이다.
올 시즌 구단의 처사에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어찌됐든 V리그에서는 흥국생명 유니폼만 입고 활약하면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V리그 우승은 김연경의 오랜 숙원이자 마지막 과제이기도 하다.
올 시즌 흥국생명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가장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내려오고 싶다는 김연경의 바람과도 일치한다.
특히 김연경은 올 시즌 개막 15연승을 기록하며 선두를 질주하던 현대건설과 지난 연말 승점서 동률을 이루자 처음으로 ‘우승’이란 단어를 언급하며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을 제치고 올 시즌 처음 1위로 올라서자 본의 아니게 은퇴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 어쩌면 김연경은 이미 머릿속에 우승을 염두에 두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