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의겸, 변호사 일방 주장 검증 거치지 않고 공표"
"유동규가 거부한 변호사들, 편면적 입장에서 수사 상황 누설"
"변론행위 아냐…유동규 곤란하게 만들거나 압박하려고 한 것"
"김용 또는 이재명 위해 유동규에 접촉 시도한 점 분명"
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에서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의사와 무관하게 선임된 변호사들이 작년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통화했다는 내역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정감사에서 "변호사들이 유씨 접견이 안된다고 한다"며 유씨에 대한 검찰의 회유·압박이 있었던 것처럼 발언했다. 하지만 검찰 주장에 따르면 오히려 반대로 이들 변호사와 김 의원이 입장을 바꿔 자백하기 시작한 유 전 본부장을 회유·압박했다는 것이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3부(재판장 조병구)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 유 전 본부장 등에 대한 재판에서 검찰은 작년 10월 18일 오전 A, B 변호사가 각각 김의겸 의원과 장시간 통화한 사실을 공개했다. A 변호사가 김 의원에게 발신해 7분 13초, B 변호사가 오전 10시 23분쯤 김 의원에게 전화했으며 이후 김 의원이 B 변호사에 다시 전화해 11분 가량 통화가 이뤄졌다고 한다. 이날은 서울고검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렸으며 ‘대장동 비리’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이 피감기관이었다.
이날 오후 김 의원은 국감장에서 "지금 현재 두 명의 변호사가 있는데 지난주 금요일 그리고 어제 오늘까지 유동규 씨를 접견하려고 하는데 접견이 안된다"며 검찰의 회유·협박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수상하게 여겨져서 유동규와 통화하게 해달라고 요청해 어렵게 통화했는데 (유동규가) 검사님 만나고 있는데 변호인 참여 원하지 않는다. 10월 20일 석방 예정이니 그때 만나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송경호 중앙지검장에게 "유동규씨가 이렇게 확신을 하고 지검장님이 가능성 있다고 하니 석방이 맞긴 맞나보다"고 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7일 김 전 부원장 재판에서 "김 의원은 '유동규가 변호사에게 석방을 운운했다'며 변호사 일방의 주장을 검증을 거치지 않고 공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변호사는 자신들의 편면적 입장에서 유 씨의 수사 상황을 누설했고 이는 유 씨를 위한 변론행위가 아니란 점이 명백하다. 오히려 유 씨를 곤란하게 하거나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 또한 작년 11월 대장동 수사 중 유명을 달리한 고(故)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본부장의 유족에게 전화를 걸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내게 가짜 변호사를 보냈다. 아무도 믿지 말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두 변호사가) 유씨의 형사사건 변론을 위해 접견을 시도한 게 아니라 김용 또는 이재명을 위해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접촉을 시도한 점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들 변호사들은 이른바 ‘가짜 변호사’의혹이 불거지자 작년 10월 사임계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