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업셋 포함 6연승 타고 온 한국도로공사와 챔피언결정전
상대전적 압도적 우위에도 도로공사 블로킹 벽은 큰 부담
김연경·옐레나 외 열렬한 응원 보내는 팬들 전력 큰 플러스
'배구여제' 김연경과 '7번째 선수'를 등에 업은 흥국생명이 한국도로공사의 질주를 멈춰 세울까.
흥국생명은 29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막을 올리는 ‘도드람 2022-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무대서 통산 5번째 우승 및 4번째 통합우승을 노린다.
시즌 중 감독 경질 사태 등 최악의 분위기를 딛고 극적인 반전에 성공한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3위’로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에 올라 ‘2위’ 현대건설을 무너뜨리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도로공사와 격돌한다.
이번 시즌 상대전적에서는 흥국생명이 압도적 우위(5승1패)를 점하고 있다. 김연경과 외국인 선수 옐레나를 앞세운 공격력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정규리그 공격종합 1위에 오른 김연경을 보유한 흥국생명은 외국인선수 2명을 보유한 셈이다.
그러나 도로공사를 상대로 쌍포의 공격 성공률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배유나, 정대영이 버티는 도로공사의 블로킹이 높고 견고했기 때문이다. 도로공사는 팀 블로킹(세트당 2.819개) 부문 1위다. 배유나와 정대영은 각각 2·3위에 자리했다.
외국인선수 캘리와 함께 ‘클러치 박’ 박정아가 살아난 것도 고무적이다. 정규리그에서는 공격성공률 35.59%, 블로킹(세트당 평균) 0.421개, 디그 2.484개에 그쳤지만 현대건설과의 PO에서는 공격성공률 42.86%, 블로킹 0.71개, 디그 2.71개를 찍으며 확 살아났다.
도로공사는 시즌 후반 4연승과 PO에서 현대건설을 두 차례 완파하며 6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흥국생명에 분명 위협적인 팀이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도 6라운드에서 패배한 뒤 “도로공사는 까다로운 상대”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럼에도 흥국생명의 우승을 확신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전력도 전력이지만 흥국생명을 둘러싼 분위기다.
시즌 중반만 해도 감독 경질 사태로 최악의 팀 분위기에 놓였는데 김연경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쳐 난관을 극복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흥국생명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팬들의 열렬한 성원과 사랑이다.
매진 기록만 봐도 흥국생명을 향한 팬들의 사랑의 깊이와 열기를 파악할 수 있다. V리그 여자부 평균 관중 수가 2500명대 수준인데 흥국생명은 홈 관중만 평균 4500명대로 압도적 수치를 자랑했다. 19차례 매진된 여자부에서 17차례가 흥국생명 경기다. 정규리그 1위가 확정된 가운데 치른 19일 현대건설전에서는 올 시즌 최다 관중(6110명)이 들어찼다.
홈·원정 가리지 않는 흥국생명 팬들 열기에 상대팀들은 언제나 부담을 안고 싸워야 했다. 흥국생명을 상대한 선수들은 “우리 팬들도 분명 있는데 흥국생명 팬들에 눌릴 수밖에 없다. 정말 대단하다. 그런 팀을 상대하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배구가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것에 흐뭇하다”고 말한다.
결정적 순간 김연경의 공격이 터지면 삼산체육관은 함성으로 뒤덮인다. 김연경이 아닌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나올 때도 김연경의 포효와 함께 관중들의 환호가 쏟아진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런 팬들에게 ‘7번째 선수’라고 칭한다. 팀 전력에 큰 플러스가 된다는 의미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56.25%(16/9)에 이른다. 김연경이라는 살아있는 레전드와 7번째 선수를 등에 업은 흥국생명이 도로공사의 가파른 질주를 멈춰 세우고 시리즈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