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가 빠르게 인상되면서 신흥국 투자자금도 큰 폭으로 순유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31일 '미 통화정책 긴축이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과거 세 차례의 미 연준 통화정책 긴축기 중 처음 두 번의 긴축기에서는 신흥국으로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이 순유입됐으나 이번 긴축기에는 지난해 9월 말까지 큰 폭의 순유출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미국의 긴축기1(2004년~2006년), 긴축기2(2014년~2019년), 긴축기3(2021년~2022년) 중 장기간 큰 폭의 완화기조가 지속된 긴축기2 초기와 금리인상 속도가 시장 예상 수준을 웃돈 긴축기3에 투자자금 순유출이 발생했다.
한은은 19개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입 요인을 분석한 결과 "이번 긴축기 들어 금리 관련 변수(FFR)변화의 영향력이 다소 확대됐는데, 이는 최근 미 연준의 정책금리가 빠르게 인상된 데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은 결과는 미국 통화정책 긴축이 급격히 진행될 경우 신흥국에서 대규모 투자자금이 유출된다는 국제통화기금 등의 연구결과와 일치한다"고 했다.
다만 한은은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입에 대한 각 결정요인의 기여도를 살펴보면 과거 미 통화정책 긴축기에는 리스크 요인의 기여도가 압도적이었고 FFR의 기여도는 미미했다"며 "하지만 이번 긴축기의 경우 리스크 요인 기여도가 압도적이지만, FFR의 기여도가 소폭이지만 확대됐다"고 말했다.
한은은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입을 전망하거나 그 요인을 분석할 때 미 연준의 통화정책 외에도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거나 장기간의 완화기조가 지속된 이후 긴축기조로 전환되는 경우에는 투자자금이 순유출되면서 대외부문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