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 24일 페이스북에 글 올려
● 지명하기도 前에 철회하라…부역자니까?
MBC 민노총 언론노조는 이동관 씨가 방통위원장으로 지명되기 前부터 '이동관 지명을 철회하라(?)'는 어처구니없는 플래카드를 내붙였다. 이진숙 前 대전MBC 사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언론노조는 추천이 유력하다는 언론보도만을 근거로 추천을 당장 취소하라는 성명을 냈다. 지난 과거 6년을 지배해 온 노조 세력이라, 도래하지 않는 미래까지 지배하고 있는 것인가?
언론노조는 ‘과거를 지배하는 자, 미래를 지배한다’라는 강령이라도 갖고 있단 말인가?
각설하고 어제(8월22일) MBC 언론노조가 낸 성명 <이진숙? 방통위가 방송장악 적폐들의 집합소인가>는 과장과 왜곡으로 범벅돼있다.
'부역자' 용어를 또 갖다 붙였다. 그것도 '원조 부역자'란다. 창의성이 없다.
민노총 언론노조의 '부역자' 낙인 활용에는 패턴이 있다. 우선 자신들 입맛에 맞지 않는 인물을 부역자로 선정·발표해둔다. 이른바 블랙리스트다.
그 인물이 무슨 역할이라도 할라치면 '부역자리스트'를 전가의 보도로 휘두르며 앞날을 가로막고 방해하는 공작을 시전한다.
지난 17년 언론노조 발표 2차 부역자 명단에 올라간 입장에서 헛웃음이 나온다.
'국가에 반역되는 일에 동조하거나 가담'하는 것을 '附逆'이라 하는데 지금 대한민국의 부역자는 누구란 말인가?
성명은 또 2012년 170일 정치파업 당시 이진숙 홍보국장이 거짓을 선동하고 국민을 기만하며 언론을 흉기로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2012년 초 총파업에 나선 언론노조에 반대하며 업무 현장을 지켰던 나는 누구보다 이진숙 당시 홍보국장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
유리한 정치 상황을 만들기 위해 언론노조가 사장 퇴진과 자신들 기준의 '공정방송'을 주장하며 정치파업에 나섰기 때문에 징계처분이 내려진 것이다.
● MBC 기자회는 MBC 언론노조의 하수인
나는 17년 5월 대선 이후 민주당 <방송장악문건>에 따른 적폐(?) 청산의 대상이었다.
12월 8일 언론노조 위원장 출신 최승호 씨가 점령군처럼 사장으로 취임하는 당일 보도국장직에서 쫓겨났다.
그날 오전 왕종명 MBC 기자회장이 <신임 사장-언론노조, 해고자복직 협약>을 리포트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하자 취해진 조치였다. 그리고 자신들이 원하는 내용을 양효경 기자가 장장 2분에 걸쳐 리포트했다.
언론노조는 성명에서 2012년 MBC 기자회가 기자회 역사상 처음으로 이진숙 전 사장을 제명했다고 자랑처럼 떠들고 있다.
앞서 봤듯 언론노조 하수인에 불과한 MBC 기자회 제명이 치욕스러운 일인가? 이진숙 전 사장은 차라리 더러운 옷을 벗어 던진 것처럼 홀가분했을 것이다.
10년도 넘은 일을 소환하고 '원조 부역자'라는 낙인을 찍는 심정을 이해 못 할 바 아니다.
그동안 언론노조가 좌지우지하며 특정 정파의 진지로 활용 해온 노영방송 MBC가 공정한 방송으로 거듭날까 봐 두려운 것이다. 이진숙 전 사장이 MBC 정상화의 트리거가 될까봐 원천봉쇄하고 싶은 것이다.
언론노조 성명이 사실을 비틀고 있는 내용이 또 하나 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대상인데도 이 전 사장이 시종일관 조사를 피해 도망을 다니기에 급급했다는 주장이다.
당시 정치부장이었던 나는 그 전후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세월호 특조위 조사는 MBC 본사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방침이었기 때문에 이 전 사장은 나서지 않았다. 노조 성명은 이를 마치 비겁하게 도망다닌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사실 왜곡과 과장으로 범벅된 노조 성명이다. 언론노조가 장악한 현재 MBC 보도와 일맥상통하는 성명이다.
'방통위원회가 이동관에 이어 이진숙까지 방송장악 적폐들의 집합소가 됐다'라는 주장에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
언론노조는 문재인 정권 출범 직후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앉힌 뒤 일사천리로 진행한 MBC 검사·감독권 발동과 고영주 당시 방문진 이사장의 해임을 기억하고 있는가?
2017년 9월 MBC 언론노조가 방통위원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당시 부위원장을 만나 MBC 검사·감독을 촉구했으니 모를 수가 없을 것이다.
내로남불의 DNA까지 장착한 언론노조의 태도는 모 정당과 매우 흡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