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영상 봤니?"…보기만 해도 바로 처벌된다 [법조계에 물어보니 281]

황의조 변호인 "상호 인식 하에 촬영" vs 영상 속 여성의 변호인 "불법 촬영"

법조계 "불법 촬영물 소지 및 구입, 저장, 시청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황의조 영상 속의 여성, 명확하게 특정돼 있어…시청하다 적발되면 최소 벌금형 이상 선고될 것"

"불법 촬영물 시청만으로도 처벌되는 사례 있어…단순한 호기심에 시청하는 것, 각별히 주의해야"

황의조.ⓒ뉴시스

불법 촬영 혐의로 입건된 황의조 측과 영상 속의 여성 측이 과거 영상 촬영에 합의했는 지를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현행법상 촬영 당시 합의했더라도 이후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유포된 동영상은 불법 촬영물로 규정되는 만큼 해당 영상을 시청하는 것만으로도 처벌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23일 피해자 측 법률대리를 맡은 이은의 변호사는 서울 서초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황의조의) 불법 촬영 혐의를 소명하는 게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황의조의 행위가 명백한 불법 촬영이라는 취지다.

반면 황의조 측 법률대리인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해당 촬영물은 연인 사이였던 여성과 같이 봤다"며 "영상의 존재를 알고 있는 여성의 요청으로 삭제했고 그 이후에도 장기간 교제를 이어오며 당사자 간 상호 인식 하에 촬영과 삭제를 반복했다면 이를 합의가 없는 불법 촬영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앞서 황의조의 형수 A씨가 지난 6월 25일 SNS에 '국가대표 축구선수 황의조의 사생활'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황의조가 여성과 성관계하는 영상을 모자이크 없이 게시하며 불거졌다.

당시 상당수의 네티즌이 해당 영상을 시청했고 다른 영상과 교환 또는 판매하겠다는 이들까지 등장했다.

황의조.ⓒ KFA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황의조의 촬영이 불법이었는지와는 별개로 해당 영상은 명백한 불법 촬영물이라며 호기심에 시청했다가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2020년 개정된 성폭법 제14조 제4항에 의해 불법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소지, 구입, 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의 처벌을 받게 된다"며 "촬영에 합의했더라도 유포에 동의를 얻지 않았다면 불법 촬영물"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처벌을 위해서) 수사기관은 혐의자가 불법 촬영물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시청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며 "혐의자는 불법 촬영물인 줄 모르고 시청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데 입증 여부에 따라 처벌될지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의조) 영상물에는 피해자가 촬영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 있을 수 있어서 (불법 촬영물인 것을) 모르고 시청했다는 부분 입증은 어려울 듯하다"며 "(황의조 영상은) 피해자가 특정돼 있는 등 명확하고 범죄 수법이나 정도가 악질적이라고 볼 수도 있어서 최소 벌금형 이상이 선고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도윤 변호사(법률사무소 율샘)는 "개정안은 당시 N번방 사건으로 온 라가 떠들썩해지면서 신설된 것"이라며 "실제로 불법 촬영물을 시청한 것만으로도 처벌이 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니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청하는 건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