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아과 의사라더니…연인 속여 12억 편취 50대男, 징역 5년

피고인, 채무 쌓이자 소개팅 앱서 만난 여성에게 돈 빌려

빌린 돈으로 주식 및 해외선물 투자하고 의사행세하며 탕진

재판부 "피해자 금전 피해 심각한 점 고려…엄벌 불가피"

ⓒgettyimagesBank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소아과 의사를 한다고 사칭하며 10억 넘게 뜯어낸 5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2부(김상규 부장판사)는 이날 "피해자의 금전 피해가 심각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2016년 스마트폰 소개팅 앱에서 B씨와 처음 만난 A씨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소아과 의사를 한다"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모두 거짓말이었다.

A씨는 금융기관에 갚아야 할 채무가 쌓여가자 그를 믿고 만난 B씨에게 돈을 빌리기로 마음먹었다. 2018년 "미국에 있는 집 대출금 이자를 갚아야 한다"며 B씨에게 300만원을 빌려 간 A씨는 이후 병원을 개원하려는 척하며 인테리어비용, 의료기기 임대료, 병원 직원 인건비 등을 명목으로 수백만 원씩 손을 벌리더니 한 번에 1000만원이 넘는 돈을 빌렸다.

병원 개원 관련 채무로 압류를 해제해야 한다거나 소송 비용 등을 명목으로 2~3일에 한 번씩 돈을 빌리기도 했다.

그가 의사라고 믿었던 B씨는 적게는 3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까지 A씨에게 송금했다. 4년간 336차례 거쳐 빌려 간 돈은 12억5000만원에 달했다.

수사 결과 A씨는 빌린 돈으로 주식이나 해외선물 투자를 하거나 의사 행세를 하며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죄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B씨에게 피해액 변제를 거의 해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