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당국 관련자 추정…"EU 내 자산 동결 및 여행 금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을 확정하자마자 유럽연합(EU)이 신규 대러 제재 조치를 내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는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장관급 회의를 통해 러시아 개인 및 기관에 대한 30건의 신규 제재에 잠정 합의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들이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살해와 관련된 이들이라며 제재가 EU 내 자산 동결 및 여행 금지 형태로 가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재안은 20일 최고대사 회의에서 세부 사항이 논의된 후 회원국들의 이의제기 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아직 잠정 합의 단계로 구체적인 명단은 보통 최고대사 회의 후에 공개된다. 다만 제재 대상이 나발니의 죽음과 관련된 이들인 점을 고려할 때 나발니가 수감됐던 교도소 관계자 등 사법기관 관련 인물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EU는 푸틴 대통령의 정적이라 알려진 나발니가 지난달 16일 북극권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돌연사하자 푸틴 대통령에 책임을 물었다. EU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러시아 야권 정치인 나발니의 죽음에 대해 분노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당국에 있다"며 "동맹국들과 협력해 러시아에 책임을 묻고 제재를 포함한 추가적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때 예고한 나발니 관련 제재를 러시아 대선이 끝난 다음날 발표한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 사흘간(15~17일) 대선을 실시해 푸틴 대통령이 90%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당선됐다. EU는 이에 대해 공정하지 못한 선거라며 규탄했다. 보렐 대표는 "러시아 유권자들은 체계적인 탄압의 한 가운데서 선거를 치렀다"며 "러시아는 일시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까지 불법적으로 선거를 진행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