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략폭격기 한반도 전개 하
한미 연합공중훈련 실시
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 하루 만
7년여 만에 JDAM 실사격 훈련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맞대응해 9·19 남북 군사합의에 대한 전면 효력정지를 결정한 지 하루 만에 한미가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효력정지 조치에 맞서 북한이 추가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보고 한미동맹 차원의 억지력을 과시한 모양새다.
특히 확성기 재가동 카드를 아낀 군이 미국과 함께 7년여 만에 '지도부 제거 폭탄'을 투하하며 대북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평가다.
국방부는 5일 미국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된 가운데 한미가 이날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미 전략폭격기 전개 하에 진행된 양국의 연합공중훈련은 올해 들어 2번째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는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분류된다. B-1B는 핵무기를 탑재하진 않지만, 최대 57t을 무장할 수 있어 여타 전략폭격기보다 무장량이 월등히 높다.
한반도 상공에서 실시된 이번 훈련에는 우리 공군의 F-35A·F-15K·KF-16 전투기와 미국의 F-35B·F-16 전투기 등이 참여했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이행, 상호운용성 및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훈련에서는 2017년 이후 7년여 만에 미국 전략폭격기가 우리 공군의 F-15K 호위를 받으며 합동직격탄(JDAM)을 투하해 종심 표적에 대한 정밀타격 능력을 시현했다"고 강조했다.
정밀유도폭탄의 한 종류인 JDAM은 적 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에 활용되는 무기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은신처로 추정되는 지역에 JDAM 4발이 발사된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한미가 7년여 만에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JDAM 실사격에 나선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우리 공군의 F-15K도 동시에 실사격을 실시했다"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즉각적이고 강력하며 끝까지 응징할 수 있는 태세와 함께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억제·대응하기 위한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능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앞으로도 미국 전략자산을 정례적 그리고 수시로 전개해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 체계를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