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회담 앞서 17분간 발언
"대화·타협 일상되는 정치 복원 기대"
해병대원 특검법, '野 조건' 수용키로
민생회복지원금 '선별 지원'도 OK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상대에 대한 인격적 존중이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11년 만에 개최된 여야 대표회담에 앞서 "존중하지 않으면서 존중하는 척하고 상대에게서 뭔가 뺏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얘기를 하게 되면 아무것도 이루어질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모두발언 이후 약 17분 동안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생각과 입장이 달라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 삶을 개선하는 게 바로 정치"라며 "저는 특정 개인 비방을 잘 하지 않는다. 대화를 막기 때문이다. 대화와 타협이 일상이 되는 정상적 정치 복원을 기대한다"고도 했다.
그는 해병대원 특검법이 "전 국민 관심사이고 아주 오래 끌어온 가장 큰 현안"이라며 "한 대표가 전 국민을 상대로 공언했다. 제3자 추천 특검으로 하자고 했다. '증거조작도 특검하자'며 조건을 하나 더 붙였는데 수용하겠다. 이제 (한 대표가)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 국민에게 소비 쿠폰을 지급하는 민생 회복 지원금도 적정한 선에서 대화로 타협했으면 좋겠다"며 "현금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몇 개월 안에 쓰지 않으면 소멸하는 소멸성 지역화폐 즉 소비 쿠폰이다. 굳이 차등 지원, 선별 지원하겠다면 그것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 적정한 선에서 협의해 지원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합의되는, 실현 가능한 것부터 먼저 하자는 입장을 언제나 가지고 있다"며 "한 대표도 공개적으로 약속했던 지구당 부활 문제만이라도 우선적으로 좀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투자소득세와 관련해서도 "지금 당장 시행하는 것은 정부 시책의 부족함에서 오는 측면이(문제가) 강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 대폭 완화해 시행하는 방안을 한번 검토해 보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전세 사기 특별법 같은 민생법안이 처리됐다"며 "한 대표가 말한 것처럼 양보하고 타협하는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차이를 드러내기보다는 공통점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이번 회담이) 같은 점들을 실천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각종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제시했던 공약 중 공통공약이 있다며 "공통공약 처리를 위한 협의 기구를 만들어 공식적으로 공개적으로 공통공약을 처리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어렵게 마련된 이 자리가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기대를, 희망을 주고 또 새로운 정치 돌파구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한동훈 정치개혁 협조 촉구에
"검찰 앞에서 매우 불평등
형평성 있게 논의해야"
이 대표와 한 대표는 이번 회담에서 해병대원 특검법과 민생회복지원금지급특별법(전국민 25만원 지원법), 금투세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의료개혁 관련 논의는 의제에서 빠졌다.
이 대표는 "의료개혁의 기본적 방향, 그러니까 '의사 정원을 좀 늘려야 된다' '필수 공공의료를 강화해야 된다'는 점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정책 추진 과정에서도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집단들끼리 충분한 대화와 이를 통한 양해·타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야당의 협조를 촉구한 정치개혁 문제에 대해선 "국회의원의 특권(제한) 얘기도 중요하지만 상응하는 대통령의 소추권에 대해서도 같은 차원에서 접근해야 된다"며 "법 앞의 평등을 말했던데, 법 앞에 형식적으로 평등할지는 몰라도 검찰 앞에서는 매우 불평등하다. 사람에 따라 법 적용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측면에서 정치개혁은 심각하게 함께 논의하되 형평성 있게, 심도 있게 논의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