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의 신차 그랑 콜레오스 앞길에 남초 커뮤니티 '안티' 외풍
위기일수록 뭉쳐야…협력적 노사관계, 안정적 생산체제로 극복 가능
르노코리아가 4년 만에 내놓은 신차 그랑 콜레오스. 마침 주력 파워트레인인 하이브리드가 최고의 호황을 맞았고, 디자인과 상품성에 대한 평가도 좋다.
이제 잘 만들고 잘 팔아 잘 버는 일만 남았는데, 악재가 터졌다. 남초 커뮤니티에서 ‘남혐의 상징’이라며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는, 문제의 ‘집게손’ 이슈에 엮인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손에 힘을 빼면 엄지와 검지가 자연스럽게 벌어진다는 사실도,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한 자동차 회사가 굳이 특성 계층에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를 의도적으로 벌일 이유가 없다는 사실도 별 의미가 없어졌다.
애초에 편협한 생각으로 뭉친 집단이 분노하거나 그 분노를 거둬들이는데 있어 이성적 판단은 중요치 않다. 그저 화풀이할 대상이 필요할 뿐이다. 남초든 여초든, 극좌든 극우든 모두 마찬가지다.
르노코리아가 직면한 외풍은 기정사실화 됐다. 문제가 불거진 지 두 달 넘게 지났지만, 여전히 남초 커뮤니티는 물론, 그랑 콜레오스가 등장하는 기사 댓글에도 악의적인 표현이 등장한다.
외풍의 파장은 골고루 미친다. 대주주인 르노 뿐 아니라 르노코리아 경영진, 그리고 부산 공장에서 그랑 콜레오스를 최고 품질의 차로 만들어내기 위해 묵묵히 일해 온 근로자들까지 억울한 피해를 입게 됐다.
외부로부터의 공격은 내부 구성원을 똘똘 뭉치게 만든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 이 생각이 협력의 구심점이 된다면 원망이 희망으로 승화될 수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그랑 콜레오스의 경쟁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것과, 외풍의 주체들 중 중형 하이브리드 SUV 잠재 고객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랑 콜레오스의 수출 시장에서는 집게손 따위에 아무 관심도 없다는 것도 외풍의 영향을 제한적이게 만드는 요인이다.
잘 만들고 잘 팔아 잘 벌수 있는 상황은 아직 유효하다. 합심해서 외풍에 맞설 구성원들의 의지만 있다면.
협력적 노사관계는 외풍에 맞설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다. 르노코리아 노사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임금 교섭을 무분규로 타결했다. 올해도 지난 3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타결을 앞두고 있다. 오는 7일로 예정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된다면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다.
노사가 화합해 보란 듯이 그랑 콜레오스를 잘 만들어 잘 판다면 출시 초기 부정적 이슈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타격감이 없으면 때리는 자도 힘이 빠진다.
‘억울하면 성공하라’는 말이 있다. 올해 임단협 타결이 그랑 콜레오스 성공의 원동력이 돼 억울함에서 벗어나는 해피엔딩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