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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동행특위 이어 수도권비전특위…한동훈표 '서진 정책' 성공할 수 있을까


입력 2024.09.10 06:00 수정 2024.09.10 06:00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9일 수도권특위 첫 회의 열려…"사랑받는 당으로 환골탈태"

韓 호남특위 등 발족해 '서쪽으로' 진격

'회의론'도 '팽배'…전문가들 "말 아닌 행동으로" 조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수도권비전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호남동행특위'에 이어 '수도권비전특위'를 띄우며 '서진 정책'을 향한 의지를 천명했다. 그간 국민의힘이 '서진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쳤음에도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고 있지 못한 만큼 '한동훈표' 서진 정책이 성공할 수 있을지를 두고 관심이 모아진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취임 후 '수도권비전특위' '호남동행특위' 등 특위를 가동하며 서쪽으로 지지세 확장을 노리고 있다. 그간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해당 지역들에 적극적인 구애를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수도권특위도 본격적 가동에 들어갔다. 9일 오후 수도권특위는 국회에서 임명장 수여식과 1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특위는 오신환 위원장을 비롯해 정성국(정당소위원장)·김재섭(정치소위원장)·고동진 의원과 이행숙 인천 서병 당협위원장, 이종철 서울 성북갑 당협위원장, 이창근 경기 하남을 당협위원장, 박상수 대변인(인천 서갑 당협위원장), 서정현 경기 안산을 당협위원장, 김준호 대변인(서울 노원을 당협위원장), 김경동 전 여의도연구원 퓨처포럼 공동위원장, 김지나 전 경기도의원 등 12명으로 구성됐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계속 고전하고 있고 결국 그것 때문에 다수당이 되지 못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데 큰 지장을 받아왔다"며 "이런 점을 적극적으로 해소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위는 국민의힘이 수도권 중심의 정당으로 변모할 방안을 강구하고 수도권 인구 구조와 유권자의 트렌드 변화를 포함해 수도권 민심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논의하고 해답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했다.


오신환 위원장은 "인구 절반 이상이 사는 수도권의 참패는 궁극적으로 당 경쟁력과 집권 역량을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권 총선 참패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면서 "본질적인 원인 분석, 실효성 있는 대책, 집요한 실천이 수반되지 않으면 위기 극복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특위의 목표는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당으로 환골탈태(하는 것)"라며 "국민들에게 외면당하고 손가락질당하는 정치는 지긋지긋하고 4년 내내 노력해도 심판론 하나에 무너지는 모래알 같은 체질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위는 이날 회의 결과 '대한민국의 심장 수도권이 뜁니다. 국민의힘이 함께 하겠습니다'를 슬로건으로 정하고 지구당 부활 및 청년정치학교 조성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처럼 한 대표는 국민의힘의 고질적 한계인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방편을 고심 중이다. 그러나 '한동훈표'가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호남은 국민의힘이 여러 번 문을 두드렸던 지역이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회의론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2020년 8월 김종인 당시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당의 과거사에 대해 '무릎 사과'를 하는 등 2년 동안 호남 민심에 노크해 왔다. 이후에도 역대 지도부가 광주에 내려가 사과의 뜻을 밝히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2024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전라남·북도와 광주광역시 그 어느 곳에서도 의석을 얻지 못했다. 모든 지역을 과반 이상의 압도적 지지율로 더불어민주당이 석권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진단을 내놨지만 결국 돌파 방법론에 대해서는 비슷한 해안을 내놨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국민의힘이) 호남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한민국 사회에 바라는 기본적인 정서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광주에서 이변을 일으킨 안철수 의원을 데리고 갔지만 잘 활용을 못하고 있다. 적어도 안철수 의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 사람이 말하는 수준으로 달라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달라질텐데 그것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호남은 부산과 달리 역사적 경험을 통해 이념지향적으로 된 면이 있는 만큼 그 역사적 한 줄기를 잘 해결해 주고, 그다음에 생활로 스며드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한동훈 대표가 띄운 각종 특위가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가 미지수"라며 "옛날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이준석 전 대표처럼 그 지역에서 진짜 절실하게 메시지를 내고 그 지역에서 한 달 동안 먹고 살고 그렇게 다가가야지, 특위 하나를 만들고 회의를 하고 선거 코앞에 예산을 투입한다고 되지 않는다"고 바라봤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지속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말 그대로 5·18 전문을 헌법에다가 수록한다든가 이런 파격적이고 호남인들이 와닿을 수 있는 정치적 이벤트나 예산 편성 등을 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매번 말로만 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본다. 말하자면 '슬로건' 이상의 성격은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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