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제 제103호
성당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자 커다란 느티나무와 초록의 전나무 사이로 잿빛 벽돌로 된 하얗고 뾰쪽한 성당 십자가가 보인다. 성당주위에는 커다란 느티나무와 아름드리 소나무와 왕대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깊은 산 속에 들어온 것 같은 기운이 느껴진다.
성전은 고딕식 형태의 건축물로 우리나라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제 제103호로 지정될 정도로 문화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1928년 5월 25일 기공식을 가진 이 성당은 보드뱅 초대 신부가 직접 설계하였으며, 서울 명동성당을 건축했던 중국인 기술자들에 의해 지어졌다.
성전 주변에는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신앙유물전시관이 있다. 1936부터 사제관으로 사용되어 오다 언양 천주교 선교 200주년을 기념하여 1990년 신앙 유물전시관으로 개관되었는데, 총 696점의 신앙 및 민속유물 중 교황청에 등록된 아주 귀한 자료도 있다.
성당 마당 안쪽 옛 예수성심전교수녀회의 수련소 건물 2층 성인유해참배실에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와 성 라우렌시오 주교, 성 야고보 신부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성당 뒤쪽 언덕에는 커다란 십자가에 계신 예수님이 잘 왔다고 환영하는 듯 내려보고 계신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아름드리 울창한 소나무숲이 나온다. 소나무와 대나무가 빼곡한 숲길은 야자나무 매트가 깔려 있어 푹신함이 느껴져 발이 편안하다. 10분쯤 올라가면 순교자 오상선의 묘가 자리 잡고 있다. 오상선은 병인박해 때 언양감옥에서 순교하였는데 1995년 5월 15일 이곳으로 이장하였으며 순례지로 지정되었다. 순교자 오상선의 묘 앞에서 기도를 드린 후 계속 올라가자 십자가의 길이 보인다.
널따란 십자가의 길에서 온 정성을 기울여 애틋하게 기도하는 신자들이 보인다. 두 손 모아 깊숙한 절을 올린 후 무릎 꿇고 바치는 형제의 기도가 간절해 보인다. 아마 이 형제의 기도가 하늘에까지 닿지 않았을까. 각 처마다 커다란 바위에 어울리는 말씀을 새겨 놓아 기도하는 사람들에게 가슴 깊이 와 닿을 것 같다.
14처 '예수님이 무덤에 묻히신 곳'에는 큰 바위가 무덤처럼 생겨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의 돌무덤이 이런 것인가 하여 마음속 깊이 다가온다.
바로 인근에 성모동굴이 있다. 성모님이 모셔져 있는 큰 바위 아래에는 물이 한 방울씩 떨어져 마실 수 있게 되어 있다. 예수님이 돌아가신 것에 대한 슬픔으로 흘리시는 성모님의 눈물 같다. 우리를 위해 내어 주신 생명수인 것 같아 한 모금 들이켰다. 오르막길을 오느라 힘들었는데 갈증이 단번에 해소된다.
올라와 보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500미터의 오르막길에 조성된 14처 기도를 하며 올라와도 좋지만, 그냥 등산 삼아 오더라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언양성당을 오신다면 꼭 성모동굴까지 올라와서 성모님이 주시는 시원한 물 한 모금 마시고 가실 것을 권한다.
주소 :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구교동1길, 11
전화번호 : 052-262-5312
가볼 만한 곳 : 반구대암각화, 천천리 공룡발자국 화석, 천천리 각석, 언양읍성,
조남대 작가 ndcho5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