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FA 계약으로 14년간 총 302억원 수입
꾸준하면서 특급 성적 내야, 해외 진출도 변수
SSG 랜더스의 살아있는 전설 최정(37)이 세 번째 FA 계약에서도 잭팟을 터뜨렸다.
최정은 SSG에 잔류하는 조건으로 4년간 110억원에 계약했다. 무엇보다 옵션 없이 전액 보장하는 조건이라 최정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로써 최정은 세 차례 FA 계약으로 장기 계약으로만 302억원의 수입을 올리게 됐다. 역대 최초 장기 계약 누적 금액 300억원 돌파를 이뤄낸 최정이다. 그리고 이 액수는 앞으로 수년간 깰 수 없는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정은 어린 나이에 주전 자리를 꿰찼고 30대 후반에 이른 지금까지 매년 큰 부상 없이 꾸준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그가 FA 자격을 얻었던 시점은 선수 몸값이 크게 뛰어오른 시기와 잘 맞아떨어져 삼박자가 어우러졌다.
빠른 년생인 최정(1987년 2월생)은 18세에 KBO리그에 데뷔했고 이미 19세에 주전 자리를 확보했다. 첫 FA는 28세였던 2015년(4년간 86억원)이었고, 32세에 두 번째 FA 자격을 얻어 6년간 106억원에 사인했다.
즉, 다른 선수들이 302억원을 넘어서려면 최정만큼 꾸준하면서 대형 계약을 꼬박 따내야 한다는 어려움에 봉착한다.
최연소 비FA 다년 계약을 맺었던 NC 구창모가 바로 떠오른다. 구창모는 2023년 NC와 6년간 125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그의 나이 불과 26세에 이뤄진 계약이다. 하지만 구창모는 군 복무로 인해 계약 기간이 연기 됐고 그가 34세에 이르는 2031시즌까지 치러야 FA 자격을 얻는다. 무엇보다 구창모는 유리몸 기질을 보이고 있어 두 번째 대형 계약을 얻어낼지조차 미지수다.
삼성의 심장 구자욱이야말로 가장 유력한 후보다. 구자욱은 2022년 5년간 120억원에 계약, 비FA 역대 최초 100억원을 돌파했다. 구자욱의 계약은 29세에 이뤄졌고 33세인 2026년에 종료된다. 구자욱이 올 시즌에 버금가는 성적을 계속해서 올린다면 34세인 2027년 다시 한 번 초대형 계약을 바라볼 수 있다. 이때가 되면 물가 및 KBO리그 시장의 규모도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두 번째 잭팟 터뜨리기가 가능하다. 다만 두 선수의 액수 차는 182억원으로 결코 만만치 않다.
롯데 박세웅은 28세였던 2023년 5년간 90억원에 계약했다. 박세웅은 계약 후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군 복무 문제까지 해결, 2027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선발 투수가 귀한 KBO리그 시장에서 지금의 폼을 꾸준히 유지한 33세의 박세웅이 등장한다면 100억원대 계약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투수 포지션의 특성상 부상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과 아직 리그를 지배해 본 시즌이 없어 초대형 계약으로 최정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점이 변수다.
김도영, 이의리, 원태인, 안우진, 노시환 등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젊은 선수들도 잠재적인 후보군이다. 하지만 성장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고 무엇보다 특급 선수로 발돋움할 경우, 이정후처럼 해외 진출의 길이 열려있어 보다 큰 무대로 나갈 수 있다.
여기에 최정 자체도 하나의 변수다. 최정의 이번 계약은 그가 41세에 종료된다. 아직까지도 전성기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노익장을 과시 중인 KIA 최형우 사례에서 보듯 최정 역시 급격한 에이징 커브만 없다면 사상 첫 네 번째 FA 계약도 바라볼 수 있다.